‘꽃게’ 제철 무색… 어획량 급감 가격폭등 ‘귀하신 몸’

서해 앞바다 ‘낮은 수온’이 원인 어획량 지난해 동기比 ‘3분의 1’
대형마트 수산코너서 자취감춰 주부들 ‘냉동꽃게’로 아쉬움 달래

21일 농협하나로마트 수원점을 찾은 한 고객이 냉동꽃게를 고르고 있다. 홍완식기자
21일 농협하나로마트 수원점을 찾은 한 고객이 냉동꽃게를 고르고 있다. 홍완식기자

“마트 몇 군데를 돌아다녀도 살아있는 꽃게를 찾을 수가 없네요.”

제철을 맞은 봄 꽃게가 이상 수온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며 대형마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21일 오후 4시께 농협하나로마트 수원점. 주말을 맞아 장을 보려고 몰린 고객들로 마트 곳곳이 북적였다. 수산코너에서는 주꾸미, 전복, 꽁치 등 ‘할인 판매’를 외치는 점원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봄철 대표 인기 수산물인 꽃게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마트 한쪽에 마련된 작은 냉동 매대에 비닐로 포장된 냉동꽃게만이 눈에 띄었다.

가족과 함께 마트를 찾은 주부 김미경씨(33ㆍ여)는 “시댁 식구들과 특별식으로 꽃게탕을 만들어 먹으려고 장을 보러 나왔는데 마트 몇 곳을 다녀도 살아있는 꽃게를 찾지 못했다”며 “하는 수 없이 냉동꽃게로 요리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제철을 맞은 봄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보통 4월에서 6월 사이에 잡히는 꽃게를 봄 꽃게라고 부르는데, 꽃게의 산란기가 6~7월이어서 봄 꽃게는 알이 꽉 차 있어 인기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올해 서해 앞바다의 수온이 꽃게가 잡히는 적정 온도인 섭씨 14~15도보다 1~2도가량 낮은 상태여서 꽃게가 수면 아래쪽에 있어 어획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량이 귀해지자 꽃게 시세도 폭등해 1년 전보다 ㎏당(3~4미) 1만 원 이상 오른 4~5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너무 올라 상품 가격 경쟁력으로 경쟁해야 하는 대형마트에서는 봄 꽃게를 판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농협하나로마트 수원점은 지난해 10~11월 급랭한 냉동 꽃게를 생물 봄 꽃게 가격의 절반 수준인 100g당 2천480원에 판매 중이다.

인근의 홈플러스 북수원점 역시 꽃게 가격 폭등으로 상품을 들이지 못해 차선책으로 냉동 손질 꽃게를 PB상품으로 내놓아 판매하고 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꽃게 시세가 높아진 탓에 현재로서는 매장에 활꽃게를 들여놓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상 기온으로 주요 산지에서 꽃게 어획량이 줄었다. 선주들과의 직거래 등 고객들에게 보다 저렴한 활꽃게를 제공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홍완식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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