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에서 투사로’...‘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이미지 변신 한국당

자유한국당이 선거제·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관계자는 28일 “한국당은 그동안 웰빙정당이라고 불리면서 ‘아직도 여당’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는데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을 계기로 더 이상 그런 비아냥은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최근 모습은 “국회선진화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폭력국회를 자초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야성(野性)을 발휘하며 강력한 투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잠을 자고, 몸싸움도 마다 않는 육탄 저지는 다반사다.

한국당은 지난 25일 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시도를 몸으로 강력하게 막아 1차 저지에 성공했다. 육탄 저지는 26일에도 이어졌고, 27일 광화문 대규모 규탄대회에 이어 28일 현재까지 국회에서 비상대기하며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같은 육탄 방어에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선봉에 서 있다. 그는 25일 밤 의안과 문앞에 서서 육탄저지를 독려했고, 26일에는 사법개혁특위 전체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의원들과 함께 팔짱을 끼고 드러누워 회의실 입구를 막기도 했다. 특히 27일 광화문 규탄대회 연설과 2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여당의 잇단 고발 공세를 겨냥, “한국당 의원 전원이 고발된다고 하더라도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한국당 국회의원 모두 감옥으로 끌고 가라. 어디 한번 해 볼테면 해봐라.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고 각오를 거듭 피력했다.

또한 5선의 원유철(평택갑), 4선의 신상진(성남 중원)·정진석·주호영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중진들이 앞장서자”며 정치개혁특위 회의장 점거에 나서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패스트트랙 대치가 시작된 지난 24일 장인상을 당한 황교안 대표는 소속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에게 “조문을 오지 말고 대여투쟁 상황에 집중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격려했다. 이어 상중인 26일 새벽에는 상복 차림으로 국회를 찾아 점거 농성 중인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을 격려한 데 이어 27일 발인 후에는 곧장 대규모 규탄대회가 열린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대여 투쟁력뿐만 아니라 당 결속력을 동시에 강화한 것은 물론 지지층 결집의 발판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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