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김혜자의 백상예술대상으로 다시 느낀 감동

제 5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김혜자. 연합뉴스
제 5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김혜자. 연합뉴스

김혜자의 백상예술대상으로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향한 대중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김혜자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김혜자는 "생각도 안 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며 '눈이 부시게'를 함께 작업한 제작진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했다.

김혜자는 "제가 상을 탈지 안 탈지는 모르지만, 만약 타게 된다면 여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신 내레이션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외워도 안 외워지더라. 그래서 대본을 찢어왔다"며 "우리가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는 '눈이 부시게' 속 내레이션을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김혜자는 "내 삶은 때로는 불행했고 때로는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것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사랑하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라고 밝힌 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눈이 부시게' 마지막회 주요 장면. JTBC
'눈이 부시게' 마지막회 주요 장면. JTBC

김혜자의 감동 어린 수상소감은 다음 날까지도 회자됐다. 이날 김혜자가 읽은 내레이션은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회 엔딩에 등장한 것으로, 방송 당시에도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혜자의 진심 가득한 수상 소감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많은 후배 배우들까지 감동시켜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혜자가 출연한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당초 '시간'을 소재로 한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로 알려졌지만, 드라마 중후반 주요 소재였던 '시간 이탈'이 알고보니 알츠하이머였다는 기막힌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충격으로 빠뜨렸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얻은 극중 혜자(김혜자, 한지민)를 통해 바라본 '시간'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했다. 덕분에 '눈이 부시게'는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넘어서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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