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학생 등 전교생 19명 ‘작지만 알찬 학교’
고학년-저학년 의형제 맺고 나라별 놀이 즐겨
“우리는 언니, 오빠들과 함께 컬링ㆍ콩쥬ㆍ코코넛밝기 해요. 올림픽만큼 흥미진진해요”
줄다리기 시합이 없고 치열한 청팀과 백팀 응원전도 없다. 게다가 체육대회의 하이라이트인 계주도 없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체육대회인가 싶겠지만, 실제로 그랬다. ‘3무(無)’ 대신 그 자리를 ‘의형제’와 ‘다문화 놀이’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미니 체육대회’가 화성 장안초등학교 석포분교에서 열렸다.
제97회 어린이날을 앞둔 2일 오전 석포분교. 체육대회 규모는 단촐했다. 키르키즈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등 5명의 다문화학생과 한국인 학생 14명 총 19명이 전부였다. 대도시 학교에 비하면 덩치는 작지만 운동장은 올림픽을 방불케 했다.
고학년이 ‘맏이’가 돼 저학년 동생과 한팀을 이룬 ‘석포 의형제단’ 6개 팀이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글로벌한 다문화 놀이 중심의 체육대회가 한창이었다.
놀이 이름부터가 특이하다. 컬링(스코틀랜드), 다루마오토시(일본), 콩쥬(중국), 드래곤볼(인도네시아), 코코넛 밟기(베트남), 어니스(몽골). 6개 국가의 전통놀이가 경쟁이 아닌 화합과 팀웍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중국 전통놀이인 ‘콩쥬’는 장구 모양처럼 만든 공죽(대나무)을 양쪽 손잡이가 달린 끈을 이용해 속이 비어있는 공죽이 돌아가면 바람소리가 나고 묘기도 부릴 수 있어 하나 둘 너도나도 모여들었다. 또 일본의 다루마오토시는 달마를 뜻하는 ‘다루마’와 떨어뜨리다라는 뜻의 ‘오토시’가 합쳐진 말로, 블록을 차례로 쌓아놓고 장난감 망치로 아래 블록부터 차례대로 빼내는 놀이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다함께 이어달리기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캄보디아 국적의 김강혁군(12)은 “이번 체육대회를 통해 의형제들과 협동하면서 친목과 책임감이 생겨 뿌듯했다”며 “한국ㆍ캄보디아 말고도 다른 나라 전통놀이를 알게 돼 너무 재미있었고 특별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키즈키즈스탄 국적인 라스탄군(12)은 “다문화 놀이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면서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알 수 있어 뜻 깊었다”면서 “무엇보다 의형제들과 함께 해 더욱 재미있었다”고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이날 학생들은 각 나라의 전통놀이를 통해 그 나라의 특성을 이해하고 놀이를 통해 협동심과 집중력을 기르는 시간을 가졌다.
권영주 석포분교장은 “우리 학교 전교생 수는 다른 학교의 한개 반 정의 규모지만 동생들이 언니, 오빠들과 함께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 할 수 있어 그야말로 아이들이 주인공인 체육대회”라고 말했다.
설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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