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국회 열자” vs 나경원 “野 국정파트너로”

李, 野 원내지도부 잇단 상견례… 국회정상회 해법 신경전
김관영 “한국당 설득”-장병완 “5·18 진상조사위 출범” 주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취임 첫 일정으로 ‘협치 행보’에 나선 가운데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대치 정국의 정상화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회동은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처음 대화를 시도하는 자리여서 이목이 쏠렸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오후 국회에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 “산불, 지진 (피해 복구) 등 국회가 반드시 정성을 쏟아야 하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의) 일이 있다”며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확대되면 좋겠다”면서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추진과 관련)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한건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즉 한국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패스트트랙 철회’ 요구가 무산되더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법 등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의 세부 내용의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이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역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주문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는 멈춰있는 패스트트랙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개헌 논의 병행’을 요구하며 한국당을 향한 ‘유화책’을 제안했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문에는 한국당의 요구가 반영된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곧바로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를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병행한 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유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장 원내대표는 이 신임 원내대표에게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설립’을 요구했고, 윤 원내대표는 “다음 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면) 여야 4당이라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해야 한다”며 한국당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패스트트랙 정국이 복잡다단하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과 14일로 각각 예정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후보로는 손학규계로 꼽히는 김성식 의원과 유승민계의 지지를 받는 오신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신임 원내대표의 성향과 의중에 따라 향후 패스트트랙 협상의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정금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