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NLL해역’ 점령… 꽃게 황금어장 유린

연평어장 인근 바다에 ‘수십여척’ 출몰
고속엔진 무장 고무보트 게릴라식 조업
무력저항 방식서 쾌속줄행랑 수법 진화
해경 나포 어려움… 고속단정 매복 맞불

고속엔진을 4개 장착한 고속보트용 중국어선. 중부해양경찰청 서해 5도 특별경비단 제공
고속엔진을 4개 장착한 고속보트용 중국어선. 중부해양경찰청 서해 5도 특별경비단 제공

본격적인 꽃게잡이 철을 맞아 서해 북단 연평도 어장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이 고속엔진까지 장착해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9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인천시 옹진군 연평어장 부근 서해 NLL 인근 해역에서 1일 평균 58척의 중국어선이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평균 22척)과 비교해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최근 중국어선들이 엔진을 3~4개 추가 설치한 고속보트로 게릴라식 불법 조업을 일삼고 있어 나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불법 중국어선은 선체 양쪽에 쇠창살을 설치하고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해 단속을 방해했지만, 이를 피하고자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어선들은 해경의 중형함정이 속도를 내기 어려워 나포 작전에 동원되기 어렵다는 것을 악용, 고속보트를 이용해 불법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0시께 연평도 동쪽 18㎞ 해역에 엔진 4개를 장착한 고속보트형 중국어선 1척이 북방한계선(NLL)을 5㎞ 침범해 불법 어업활동을 벌였다. 이날 약 70kg의 범게를 포획한 중국어선은 해경의 단속을 피하다 저수심 갯벌에 배가 걸려 덜미가 잡혔다.

지난달 28일 새벽 2시 20분께 연평도 동쪽 16㎞ 해상에서도 고성능 엔진을 장착한 10t 규모의 중국 어선이 서해 NLL을 11㎞ 침범했다. 해경의 확성기와 경광등을 동원한 선박 정지 명령에 중국 어선은 시속 80㎞의 속도로 도망쳤지만, 잠복하고 있던 해경의 고속 단정에 결국 나포됐다.

지난해 1월~5월까지 서해 NLL 해역에서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은 3척이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에만 7척이 붙잡혔다. 또 같은 기간 퇴거 조치된 중국어선은 지난해 52척이었지만 올해는 436척에 달했다.

중국 어선들의 이 같은 불법조업을 차단하고자 중부해경청은 서해 NLL 인근 해역에 500t급 중형 경비함정 3척을 배치하고, 특수진압대와 함께 방탄정 2척도 투입했다. 이와 함께 해경의 중형함정 옆 고속 단정을 숨겨 매복하는 형태의 단속도 병행한다.

중부해경청 관계자는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하는 모선을 서해 NLL 선상에 두고 고속보트 형태의 자선 1~2척을 보내 불법 조업을 한다”며 “우리 해역에서 어민들이 안심하고 조업할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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