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은 이유식을 시작하며,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영유아들의 알레르기 증상 중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아나필락시스’다. 알레르기 반응이 급성으로 전신에 나타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알레르기 쇼크라고도 불린다. 최근 들어 0~2세에서 아나필락시스 발생이 4배 증가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우유의 경우 기존의 알레르기 항체검사로는 예측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와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식품알레르기 아토피피부염 연구팀이 최근 진행한 ‘한국의 영유아 아나필락시스 현황 다기관 후향적 사례 연구(Infantile Anaphylaxis in Korea: a Multicenter Retrospective Case Study)’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23개 병원에서 아나필락시스로 치료받은 0~2세 영유아 363명을 분석했다. 이 기간 0~2세 아나필락시스 발생 환아는 2009년 32명에서 2013년 132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나필락시스 원인은 음식이 93%(3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약물 3%(11명), 음식물 섭취 후 운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 1%(3명) 등이 있었다. 원인음식 중 우유와 유제품이 44%(148명)를 차지했고 달걀이 22%(74명), 호두 8.3%(28명), 밀 7.7%(26명), 땅콩 4.7%(16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우유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기존의 알레르기 항체검사로는 예측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알레르기는 검사를 할 때 면역글로블린 E의 여부를 살핀다. 면역글로블린 수치에 따라 알레르기 중증도를 예측할 수 있다. 반면 우유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난 0~2세 119명 중 절반 이상인 64명(53.8%)은 경구식품유발검사를 제외한 알레르기 검사에서 낮은 면역글로블린 수치를 보였다. 이는 우유의 경우 면역글로블린 수치와 알레르기 중증도의 연관성이 떨어져 아나필락시스 예측이 쉽지 않음을 뜻한다.
전유훈 교수는 “우유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알레르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유 알레르기가 진단돼 우유 섭취를 제한하게 되는 경우 비타민 D의 결핍이 우려되기 때문에 보충영양제를 처방받고 우유 알레르기가 소실되는지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대한의과학저널(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올해 4월호에 실렸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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