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017년 5천77건 발생, 5년 새 3배 이상 증가
영유아 신체·정신적 중복학대 36%로 가장 많아
道 “관련기관과 협력 강화… 예방교육 적극 실시”
“아이가 먹기 싫다며 우는데도 억지로 밥을 밀어 넣고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용인의 한 어린이집 교사 A씨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로 입안에 숟가락을 밀어 넣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이가 먹던 음식물을 토하자 토한 음식을 다시 먹이기도 했다.
시흥의 한 어린이집 교사 B씨는 아이를 훈육하던 중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방에 감금시키거나 점심을 굶기는 등의 학대를 가했다. 여주에서는 친모 C씨가 자신의 아이가 잠을 안 자고 보채는 등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초리, 훌라후프 등으로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이처럼 신체적인 폭행이나 방치 등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경기도 내 아이들이 5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도는 아동학대 피해를 줄이고자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도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경기도 영유아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총 5천77건으로, 지난 2013년 1천516건에 비해 3.3배 증가했다. 연도별 도내 아동학대 피해 건수를 보면 2014년 2천551건, 2015년 2천973건, 2016년 4천353건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체적ㆍ정신적으로 미숙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영유아(6세 미만) 학대 역시 급증하고 있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영유아 학대 피해 건수는 999건으로, 2013년 337건보다 2.9배 늘어났다. 2014년에는 606건, 2015년 680건, 2016년 961건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영유아 학대 유형별로 보면 신체ㆍ정신적 학대 등이 혼합된 형태인 중복학대가 3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서 학대(29.7%)와 방임(20.9%), 신체 학대(13.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중복학대를 따로 분류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정서 학대가 46.4%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 학대(31.7%), 방임(21.4%) 등이 뒤를 이었다.
도 관계자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아동학대 의심신고 건수가 해마다 증가, 피해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아동학대 예방과 교육을 병행해 관련 문제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함께 발표된 영유아 인구 통계를 보면 도내 인구 증가세와는 달리 영유아 인구 수는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도내 영유아 인구는 70만 6천88명으로, 2012년 75만 8천105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도내 인구 수는 2008년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태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