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쟁에 건너뛴 ‘5월 추경’… “6월 국회 신속 처리해야”

여야 3당 ‘호프타임’에 정상화 기대 컸지만 이견 못좁혀
패스트트랙 극한 충돌… 정국 냉기류 속 민생입법 ‘실종’
다음달 1일 임시국회 열려도 일정 합의까지 첩첩산중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안이 한 달 동안 허송세월을 보내고 6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인한 여야 충돌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6조 7천억 원 추경안 처리와 민생입법 심사가 지연돼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비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회 교섭단체 3당 중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가 교체되고, 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호프타임’을 가져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후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교섭단체 3당 모두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사과와 철회를 주장한 데 대해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바른미래당의 ‘중재’ 역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국회 정상화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은 당초 여야 합의로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27일께 정부로부터 추경 시정연설을 듣고 다음 달 중순까지는 추경을 처리하려는 의도였으나 야당과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5월 마지막 주에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국회법에는 짝수 달 자동으로 임시국회를 열도록 돼 있기 때문에 다음 달 1일 6월 임시국회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 등에 대한 합의가 안되면 6월 임시국회 역시 ‘개점휴업’ 상태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는 주말에도 상대방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며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을 벌였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인천 연수갑)은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은 지난 6차에 걸친 장외집회를 통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실종시키고 민생추경 논의는 뒷전에 놓은 채 상처 주는 말들만 쏟아냈다”며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외면하는 것은 민주당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민생을 외면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불법과 반칙도 모자라 빠루와 망치 등 폭력까지 동원하며 패스트트랙을 강행해 국회를 파행시킨 민주당이 그 책임을 한국당에 전가하려 이제 와 조건 없이 복귀하라는 후안무치한 주장을 펴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장외로 나간 한국당이 조건 없는 등원의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데 이어 26일에는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심히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 민주당과 한국당을 동시에 겨냥했다. 김재민·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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