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순 시인이 첫 시집 <서쪽으로 뜨는 해도 아름답다> 출판기념회를 28일 북수원 드마리스에서 연다. 출판기념회는 계간 수원문학과 수원문인협회 주관으로 진행된다.
이번 시집은 지난 2월21일에 출간됐으며 시인이 겪은 깨달음과 불교적 세계관이 엮여져 마법적 가치와 혁명적 소망이라는 양극 사이를 왕복한다. 시집 내 수록된 ‘마늘 한 접’은 ‘흙투성이 마늘 한 접을 샀다/툭툭 털어내고/껍질을 벗기니 온전한/한 몸 내어준다//꽁꽁 얼었던 땅 속/웅얼웅얼 외웠던 발원문은/동굴문 열리고 환한 세상 빛 맞을 때/머리를 하늘로 향할 수 있는 바람이다//한 접을 채우지 못한 숫자 아흔 아홉/하루를 채우지 못한 백일기도 // 한 마디를 완성하지 못한/사람과 사람 같지 않음의 경계//흙 속에 묻혀서 빛나지 못했던 우유빛 자태/넌/경계를 넘어선 완성이다’ 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람과 사람 같지 않음의 경계를 넘어선 흰 마늘을 드러낸다. 깐 마늘 한 개에서 불심을 본다는 혜안은 경이롭고 두렵기까지 하다. 흙 속에 묻혀 있던 마늘은 아직 중생에
게 발견 되지 않은 은자이다. 은자는 꽁꽁 언 땅속에서 겨우내 웅얼웅얼 발원문을 외웠을 것이다. 발원문의 힘으로 세상에 나온 은자는 하루를 채우지 못한 백일기도 같은 것이어서 백 개에 하나 모자란 아흔아홉 개다. 하루를 채우지 못한 기도로 사람과 사람 같지 않음의 경계에 머물고 있던 은자를 견자로 세운 것은 누더기 같은 껍질을 벗기운 불심일지 모른다. 시적 화자는 이미 불타의 마음을 가진 것이다.
한편 이복순 시인은 1957년 경기도 김포에서 출생했다. 2015년 계간 수원문학을 통해 문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6년 수원인문학 글판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7년 KBS <시와 음악이 있는 밤> 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2018년 오세영, 이건청, 최동호 시인의 추천으로 <보길도>작품이 선정돼 <길 위의 인문학상>을 받았으며, 자랑스러운 <수원문학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수원문인협회 이사로 재직 중이며 수원문학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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