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해상유출’ 인천 앞바다 멍든다

이달에만 2차례 발생… 해양관리 부실
해경, 목격자 신고 받고서야 사건 파악
사전대비 한계… 뒷북 수습·조사 악순환

인천 앞바다에 이달에만 2차례 기름이 유출되는 등 인천지역 해양 관리 실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6분께 인천시 중구 제1국제여객터미널 인근에 정박 중인 1만 6천t급 국제여객선에서 벙커C유 100ℓ가량이 바다로 유출됐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인천시 동구 만석 부두 인근 바다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선박에서 기름 1천200ℓ 이상이 바다로 흘러들어 갔다.

문제는 해경이 이번 2차례의 기름 유출 사고를 인근에 있던 사람의 신고를 받고서야 파악했다.

이는 급유작업과 해체작업 시에 해양 당국이 직접 현장에서 관리·감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급유 작업을 할 때는 급유선과 여객선에 배치된 안전관리자가 현장 관리를 하고 있다.

또 해체 작업 시 인천해경은 항만공사가 허가한 항만시설 승인서를 확인하고, 작업계획신고서대로 방재시설을 설치했는지만 확인한다.

해양 당국이 실제 기름 유출 위험이 있는 작업 시 현장 지도에 소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작업자가 실수 또는 고의로 기름을 바다 등으로 유출해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

사실상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도 해양당국은 뒷수습과 원인 조사만 되풀이할 뿐, 이에 대한 사전 대비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에 정식 인가받은 조선소가 1개뿐이고 이마저도 몇천 t급 이상의 선박을 처리하는 곳이라 작은 배들을 정식으로 해체할 곳이 부족하다”며 “북항 주변 소형어선 해체 업체로 폐선을 보낼 때 통항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 계류인정구역 이용에 대한 허가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사전조사와 허가 등 절차에 신중을 기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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