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자율성 존중해주고
활발한 토론수업 일상적 운영
교사의 교과과정 자율권 보장
2000년 이후 자생적 학교 살리기 운동에서 비롯된 ‘경기혁신교육’이 10년을 넘어 새로운 1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성찰하고 경기혁신교육을 더욱 진화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로 민주적 교육자치 토대 마련, 모두가 참여하고 협력하는 혁신교육생태계 구축, 모든 학교의 혁신학교 운영원리 적용 등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에 독일교육은 경기혁신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독일 기본법에 개인의 인성을 자유로이 펼칠 권리와 기호 및 능력에 따라 교육기관과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최근 방문한 독일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주고, 관계와 협력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스스로 구성하는 학습 등을 정규 시간에 운영하고, 활발한 토론 수업이 일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교사의 교육과정 자율권도 많이 주어지고, 학생의 다양성 인정과 함께 맞춤형 교육과 개인별 평가도 실시하고 있었다. 장애 등으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의 경우 관련기관에서 인력도 지원된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면 진학할 학교를 결정하는데 학교 성적과 교사 추천에 의해 하우프트학교(5년), 실업학교(6년, 레알슐레), 인문계학교(6~7년, 김나지움)로 진학한다. 특히, 종합학교(6년, 게잠트슐레)는 앞서 말한 3가지 학제를 동시에 운영하며 2년 정도 후에 최종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능력에 따라 수준 높은 학교, 낮은 학교로도 갈 수 있다. 또한, 졸업 후 능력에 따라 직업학교나 대학진학을 하게 되는데 직업학교 학생들은 350여 개 직업군의 수많은 기업 중 자신이 선택한 기업에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기업의 참여가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초등학교는 4년, 중등학교는 2년~6년간 담임교사가 바뀌지 않는다. 중등학교의 경우 담임과 부담임이 팀제로 한 학급을 담당하며 교육과정과 생활교육에 집중한다. 중등교사 중에는 전공과목이 2~3과목인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 전공교과가 아닌 교과내용을 동료교사에게 배워서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오랫동안 학생을 지도하면서 축적한 자료는 학생 진로결정 시 교사의 학교 추천을 신뢰하게 만든다. 특히, 독일은 교사가 학교를 옮겨다녀야 하는 순환근무제가 없어 그 지역과 학생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끝으로 어떤 학교는 교장단을 두어 책임과 권한을 나누고, 학교의 중요한 결정을 함께 하거나 정규 교장이 출장을 가면 대신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교사들의 협업과 팀워크가 여러 가지 교육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아울러 주정부와 교육부는 교육주체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며 공평한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유관기관과 기업, 시민단체 등 모두가 학생 교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함께 나누고 있다.
앞서 살펴본 것 중에는 혁신학교에서도 상당 부분은 구현되는 것도 있으나 교사의 자율권, 교장단, 지역과 기업, 유관 단체들의 적극적 교육 참여 등은 학생들을 위한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우리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으려면 모두가 함께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기범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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