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전사, 잘 싸워줘서 고맙다”… 하나된 붉은 밤

한국, U-20 월드컵 사상 첫 준우승… 도내 거리응원 현장
1만6천여 ‘붉은 악마’ 수원월드컵경기장·안산 문화광장 등 집결
붉은 상의·응원봉 무장 대형스크린 속 선수들 선전에 “대~한민국”
PK 첫골에 환호, 동점골 허용에 탄식… “그래도 역사적 쾌거” 격려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결승전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 16일 새벽 안산 문화공원에 모인 5천여 명의 시민들이 한국 대표팀의 첫골 모습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아쉽게 패했으나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윤원규기자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결승전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 16일 새벽 안산 문화공원에 모인 5천여 명의 시민들이 한국 대표팀의 첫골 모습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아쉽게 패했으나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윤원규기자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어도 약 한 달간 대한민국 국민에게 자긍심과 행복 전해준 ‘태극 소년’들이 자랑스러워요”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결승전(대한민국 vs 우크라이나)을 앞둔 16일 0시.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에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쩌렁쩌렁 울리는 ‘붉은 악마’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대한민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 FIFA 주관 대회 우승이라는 위대한 도전을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 1만여 명에 달하는 수원시민이 집결했다.

이들은 경기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사회자 구령에 맞춰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율동을 마치 한몸인 것처럼 딱딱 맞추며 응원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었다.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티셔츠와 머리띠를 착용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도 경기장 구석에 돗자리를 편 채 맥주에 간단한 음식을 곁들이며 U-20 축구대표팀의 우승을 기원했다.

안산시 단원구 광덕대로의 문화광장에서도 약 5천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안산시민들은 U-20 대표팀의 주장인 황태현 선수가 안산 그리너스 FC 소속이라며, 선발명단에 황태현 선수가 포함돼 있는 것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여주시청 앞 광장에서도 약 1천 명의 시민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 역시 붉은 상의와 응원봉으로 무장한 채 열띤 응원에 나섰다.

경기 시작 전 이미 예열을 마친 시민들의 ‘응원 열정’은 전반 3분 대한민국의 미드필더 김세윤(대전시티즌)이 PK를 얻어내고, 이를 공격수 이강인(발렌시아 CF)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대한민국이 선제골을 얻으며 1대 0으로 앞서나가자 1만여 명의 시민은 결승전이 열리는 폴란드 우치스타디움까지 닿으라는 듯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우레와 같은 함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전반 33분 동점골에 이어 후반 7분 역전골까지 성공하자 경기장 곳곳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종료 직전 한 골을 더 내주면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1대 3으로 패하자 시민들은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그래도 대단하다”며 대표팀을 격려했다.

두 아들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한영훈씨(39)는 “우승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남자축구 역사상 FIFA 대회 첫 준우승도 역사적인 쾌거”라며 “성인 대표팀도 못한 일을 ‘태극 소년’들이 이뤄내 정말 자랑스럽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16일 0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수원월드컵경기장에 1만여 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여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결승전(대한민국 vs 우크라이나)’을 관람하고 있다. 채태병기자
16일 0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수원월드컵경기장에 1만여 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여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결승전(대한민국 vs 우크라이나)’을 관람하고 있다. 채태병기자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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