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우크라이나에 역전패
한국 남자 선수 첫 ‘골든볼’ 영예
지역 곳곳서 열띤 응원 힘 보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첫 월드컵 우승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강인(18ㆍ발렌시아)이 사상 첫 골든볼을 들어 올리는 쾌거를 이뤄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6일 새벽 1시(한국시간) 폴란드의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서 전반 4분 이강인이 선제 페널티킥을 성공했으나,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 동점골과 역전골, 헤오르히 치타이시빌리에 쐐기골을 내줘 1대3으로 역전패 했다.
대표팀은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진 강행군에 극심한 체력 저하를 노출하며, 상대의 긴 패스에 의한 빠른 역습에 수비라인이 무너져 첫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하지만 ‘리틀 태극전사’들은 36년 전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넘어서 남자 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에서 준우승의 값진 결실을 거둬 새벽잠을 설치며 응원한 국민의 성원에 보답했다.
특히 대표팀의 막내이면서도 이번 대회에서 공격을 이끌며 2골, 4도움으로 6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은 ‘막내형’ 이강인은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수여하는 골든볼의 영광을 안았다.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은 준우승 국가 소속으로 수상한 것 만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뿐만 아니라 18세 3개월 27일 만에 골든볼을 수상, 지난 2005년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18세 8일 만에 최연소 골든볼을 받은 이후 14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수상기록을 세우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이날 우리나라 축구 역사를 새로 쓰는 경기인 만큼, 인천도 응원전 열기로 뜨거웠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남동구, 연수구, 계양구청, 인천대 등에서 시민 2만여 명이 설친 된 대형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며 축구대표팀을 어떤 응원단보다 열정적인 응원전을 보여줬다.
또 이곳 거리응원전을 찾지 못한 시민들은 집과 음식점 등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 열기를 뿜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눈앞에서 우승컵을 놓친 점을 못내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매우 대단한 성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김모씨(32)는 “FIFA 주관대회에서 한국 남자팀이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다”라며 “이 팀 이대로 아시안컵과 올림픽에 나서면 금메달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모씨(31)도 “어린 선수들이 정말 수고 많았다. 역대 최고 성적이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며 “앞으로 있을 올림픽과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정용 감독을 비롯한 준우승 쾌거를 이룬 태극전사들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이날 낮 12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한다.
황선학·송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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