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인, 정부 혁신 권고안 재검토 요구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과 지도자 단체장 등 스포츠 관련 8개 단체들이 1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의 2차 권고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박노준 (사)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과 신대철 (사)한국올림픽성화회 회장, 신정희 전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정동국 경기단체협의회장을 비롯, 봉주현(빙상), 천은숙(농구) 등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들은 지난 4일 혁신위가 발표한 학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2차 권고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 의견이 배제된 불균형 안으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혁신위 권고안은 체육인들을 잠재적인 범죄 집단으로 전락시키는 편향적 자세와 체육계 폐해를 ‘침소봉대’해 수치스러운 적폐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권고안 내용 중 ▲학생선수의 주중 대회 금지 ▲특기자 제도 개편 ▲운동부 합숙소 폐지 ▲소년체전 폐지 등 4개 항목은 체육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즉각 재논의를 촉구했다.
박노준 회장은 “단체 종목은 합숙을 안 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는데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전혀 고민하지 않고 권고안을 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다시 함께 고민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소년체전 폐지와 ‘통합 학생스포츠축전’ 권고안에 대해 정동국 회장은 “꿈나무들을 권역별로 가두면 세계화는 언제 할 것인가. 김연아, 손연재도 외국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배워 세계적인 스포츠인이 됐다”고 반문하며 “영어를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것처럼, 체육도 어릴 때부터 해야 하는데 말도 안되는 안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혁신위의 권고안 기저에는 체육인을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신정희 전 선수위원장은 “학생 선수들이 ‘운동기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업을 받게 한다면서 ‘운동기계’라는 말을 쓰던데 ‘공부기계’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운동기계는 부정적으로 보는게 섭섭했다”고 말했다.
손범규 한국중ㆍ고탁구연맹회장은 “권고안을 보고 대부분의 체육인은 우리를 싫어하고 무시하고 있으며, 없어져야 하는 존재로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날 참석자들은 혁신위 3차 권고안이 나오면 내용을 보고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오는 30일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8일 국회에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선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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