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_‘붉은 수돗물’ 상인들 직격탄] 엎친 ‘불황’에 덮친 ‘수돗물 대란’… 망연자실

물난리 21일째… 서구·영종도 피해 심각
가게마다 손님 발길 ‘뚝’… 최악의 위기
먹거리타운 점심시간 한산… 매출 급감
하루하루 존폐기로… 보상대책 안갯속

19일 오후 인천 서구 검단의 한 식당 앞에
19일 오후 인천 서구 검단의 한 식당 앞에 "생수로 만들어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손님은 한명도 없었다. 사진=이관우 기자

“지난 3년동안 이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가게 문을 닫으려 합니다.”

인천 서구 검단 사거리에서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임모씨(49)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지난달 30일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진 이후 3주째 손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임씨는 “그렇지 않아도 경제 위기라 어려웠는데,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손님이 더 없어졌다”며 “떡볶이는 유행을 타지 않아 그동안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장사 시작 이후 이렇게 손님이 없는 심각한 상황은 처음”이라고 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21일째 지속되면서 서구와 영종도 등 관련 지역 상인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후 12시. 평소라면 북적였을 점심시간이지만 서구 검단 먹거리타운 일대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텅텅 비어있었다.

먹거리타운에서 찌개집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씨(38)는 “가게 매출이 3분의 2로 줄어든 상태”라며 “지금 점심시간인데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지 않느냐”고 했다.

전씨는 3주째 손님 발길이 끊기자 자체적으로 수질검사를 의뢰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는 “상인들 잘못도 아닌데 피해만 보고 있고, 정부가 보상을 해줄 것 같지도 않아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며 “자비를 사용해서라도 손님들의 인식개선을 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위기”라고 했다.

13년째 검단에서 국수장사를 하고 있는 백씨(51)도 “13년동안 장사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장사하는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시에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영종도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영종도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46)는 “손님이 너무 많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생을 줄였다”며 “프랜차이즈 매장인 우리도 이 정도인데, 주변 상인들은 심각하게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상인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지만, 보상 방안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존에 시장 기자회견 등에서 나온대로 보상을 해야한다는 정도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며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는 결정이 나면 그때 조사나 보상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이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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