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나무 10여 그루 마구잡이 훼손
업체 “市 협의 후 불가피하게 잘라”
市 “녹지부서와 대책 마련하겠다”
부천시의 숙원사업인 부천문화예술회관 건립공사를 놓고 시공업체가 공사 휀스 설치를 위해 고가의 기념식수를 잘라내는 등 마구잡이 공사를 진행해 말썽을 빚고 있다.
20일 부천시와 부천시의회 남미경 시의원에 따르면 시는 오는 26일 부천문화예술회관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부천문화예술회관은 시청 민원실 앞 부지 5만580㎡에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2만565㎡ 규모로 1천444석의 콘서트홀과 304석의 소공연장, 음악교실과 각종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1천33억 원이며 2022년 5월 완공해 2023년 1월 개관 예정이다. 시공사는 한진중공업이 맡고 있다.
그러나 시공업체는 착공에 앞서 공사에 필요한 6m펜스를 치기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주변의 나무들을 반토막 내는 등 자연과 환경을 무시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휀스 설치를 위해 절반의 가지가 잘려나간 나무는 약 10여 그루로 이 중 향나무와 소나무 등은 지난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식수한 새천년기념헌수다. 특히 향나무는 식수 당시 약 140여년 생으로 싯가 1천만 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세먼지 시의 환경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소음과 먼지 등에 대한 대책 없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변 농구장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시청을 찾는 보행인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남미경 시의원과 시민들은 “문예회관 건설현장 확인 결과, 140여년 된 향나무 가지가 반토막으로 잘려나가는 등 주변의 나무들이 마구잡이로 잘려나갔다”며 “아무리 공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주변 나무들을 전지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고가의 나무를 대책마련도 없이 반토막 내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공사 업체 관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업체는 부천시와 협의를 통해 휀스 설치를 위해 불가피하게 가지를 잘랐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시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설 펜스가 설치되는 구간의 일부 나무가 잘려 나갔다”면서 “녹지부서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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