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단체장, 현역 의원에 도전장… 與, 공천전쟁 예고

‘원미을’ 설훈-김만수, ‘시흥을’ 조정식-김윤식, ‘김포갑’ 김두관-유영록 등

제21대 총선이 10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 내 전직 단체장들이 현역 의원에 공천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치열한 ‘공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현역 의원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기초단체장 출신들의 지역구 출마 여부에 현역 의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현역 의원 못지않게 갖춘 지역 인지도와 조직력 때문이다. 특히 다선 중진 의원들이 밀집해 있는 도를 중심으로 ‘세대교체’ 바람 속에 기초단체장 출신들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복수의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지키고 있는 부천 원미을 지역구의 경우 김만수 전 부천시장이 공천 경쟁자로 거론된다. 현역 의원들이 전원 경선 방침이 담긴 공천룰을 받아든 데다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 15·16·19·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탄탄한 정치 내공을 쌓은 설 최고위원을 꺾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설 최고위원실 관계자는 “김 전 시장의 지역구 출마가 전망되지만, 설 최고위원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만큼 잘 대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같은 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시흥을)의 지역구 출마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 정책위의장 측은 김 전 시장의 출마를 염두에 둔 물밑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조 정책위의장 측은 “김 전 시장이 옆 지역구인 시흥갑 출마를 준비하더라도,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해당 지역구 출마 여부에 따른 리스크가 크지 않겠느냐”며 “조 정책위의장과 김 전 시장이 과거 호흡을 맞춰왔던 만큼 출마설을 들으니 아쉬운 부분이 크다”고 전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의 지역구인 김포갑의 경우 유영록 전 김포시장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컷오프 돼 3선 고지를 밟지 못했던 유 전 시장은 지역 행사 등에서 분주히 얼굴 도장을 찍으며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유 전 시장의 김포을 지역구 출마설도 나돌았지만, 6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김포을 지역위원장 경쟁에서 결국 뒤쳐졌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유 전 시장이 김포갑 출마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지역 조직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만반의 대비를 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 밖에 최성 전 고양시장도 민주당 정재호 의원(고양을) 지역구 출마설과 제종길 전 안산시장의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을) 지역 출마가 각각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출신 인사들의 ‘빅매치’ 지역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직 기초단체장이 원외지역이 아닌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공천 경선 경쟁에 뛰어들 경우 ‘창과 방패’ 의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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