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성과 골계미로 다시 한번 사회 비판에 나서다…권성훈 경기대 교수의 ‘밤은 밤을 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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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경기대 교양학부 교수가 해학성과 골계미로 무장한 시집 <밤은 밤을 열면서>(실천시선 刊)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 59편으로 구성됐으며 권 시인은 자신의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로부터 삶의 단서를 예리한 감각으로 포착해 독자들 앞에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1부에 수록된 ‘유쾌한 치킨’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선호하는 음식인 ‘치킨’을 활용해 인간의 야만성을 꼬집는다. 여기서 화자는 알몸으로 튀겨져 인간들의 식탁에 오르는 치킨으로 인간의 무지막지한 탐ㆍ식욕의 희생양이 된다.

이때 ‘내 몸도 이렇게 눈부신 뜨거움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라는 구절로 상에서의 짧은 삶을 마감하게 된 치킨의 마지막 반어적 야유, 자본주의 시대 속 인간의 단말마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울러 4부에 실린 ‘폐차’라는 시에서는 권 시인의 간절한 소망이 예리하고 감각적인 단어로 드러난다. 시에는 ‘밤’이 ‘아침’을 여는 게 아니라 ‘밤’이 ‘밤’을 연다는 표현이 있다. 오늘의 밤은 암흑과 병뿐일지라도 내일의 밤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있다.

▲ 밤은 밤을 열면서

이번 시집에는 전반적으로 사물의 겉으로 보이는 상식의 외간을 벗기고 적나라한 삶의 ‘비밀’과 ‘실상’을 우리 앞에 드러내는 경향이 짙다. 이에 새로운 미학의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어 더욱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 시인은 지난 2000년 <문학과 의식>에서 시 부문이 당선됐고 2013년에는 <작가세계>에서도 평론이 당선된 문인으로 시집 <유씨 목공소>외 2권과 저서 <시치료의 이론과 실제>, <폭력적 타자와 분열하는 주체들>, 편저 <이렇게 읽었다-설악 무산 조오현 한글 선시> 등을 출간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작가로 선정됐다. 값 1만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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