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서동 주변 녹지서 ‘응애 피해’…고온저습한 기후 속 확산 우려

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서호천 인근 산책로에 자리한 침엽수가 응애 피해로 인해 누렇게 변한 모습. 채태병기자
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서호천 인근 산책로에 자리한 침엽수가 응애 피해로 인해 누렇게 변한 모습. 채태병기자

“잎이 가장 파릇파릇해야 할 여름철에 누렇게 변해버린 나무를 보니 마음이 쓰리네요”

수원 서호천을 따라 조성된 녹지공간의 일부 나무에서 ‘응애’ 피해가 확인돼 수원시가 확산 방지를 위한 방제작업에 나섰다.

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서호천 인근 산책로. 이곳은 길 좌우에 10여m 이상의 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시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조깅과 산책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심 속에 조성된 녹지공간이다. 주변에는 꽃뫼버들마을진흥더블파크, KCC금강, 꽃뫼양지마을현대 등 약 3천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어 수천 명의 주민이 녹지를 이용하며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녹지에 심어진 일부 침엽수가 응애의 습격을 받아 누렇게 변하는 등 피해를 받고 있다. 진드기의 일종인 응애는 식물에 기생하면서 줄기나 잎에 침을 꽂아 세포액을 빨아먹는 농업 해충이다. 응애는 식물의 생육을 방해할 뿐 아니라 심하면 고사 피해까지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높은 기온과 건조한 환경이 갖춰진다면 7일 이내 성충까지 자란 뒤 대량의 알을 까는 등 번식력도 왕성해 신속히 방제작업에 나서지 않으면 무차별적으로 확산할 위험이 크다.

이날 산책로에서 만난 A씨(73)는 “산림에서 나오는 신선한 공기를 느끼며 그늘에서 걷는 걸 좋아해 자주 산책로를 찾는데 최근 누렇게 변한 나무가 곳곳에 있어 보기 안 좋다”며 “나무가 병해충 피해를 보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더욱 신경 써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나무병원협회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올라가며 응애 등 병해충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특히 수원지역은 장마 때도 비가 소량만 내리는 등 습기가 적어 병해충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응애 피해가 주변 나무로 확산할 수 있어 관련 기관들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을 맞아 녹지공간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예방에 나서고 있다”며 “오는 9월까지를 특별방제기간으로 정하고 병해충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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