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패턴 변화 주문 염경엽 감독 조언 통했다
‘외국인 파이어볼러’ 헨리 소사(34ㆍSK 와이번스)가 데이터에 기반을 둔 염경엽 감독의 조언을 십분 활용한 투구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소사는 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비록 팀 타선이 상대 선발 채드벨을 공략하지 못해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최근 우려를 불식시키는 완벽한 부활투였다.
이날 전까지 개인 통산 997개의 삼진을 기록하던 소사는 4회말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리그 33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두 번째로 1천 탈삼진을 기록했다.
SK가 통합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영입한 소사는 2012~2018년까지 7시즌 동안 국내리그서 활약하며 194경기에서 68승 60패, 평균자책점 4.32를 올리며 기량을 검증받았다.
실점에서 다소 아쉬움도 따랐지만 최근 4년간 매 시즌 180이닝 이상을 소화한 그의 내구성은 SK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기존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의 대체선수로 전격 영입됐다.
하지만 SK의 기대와 달리 소사는 여러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27일 친정팀 LG를 상대로 6이닝 4실점한데 이어 다음 등판인 최하위 롯데전에서도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한화전 이전까지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5.14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상대에 홈런 5개를 내주며 장타를 자주 허용한 것도 문제로 나타났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소사와 면담을 통해 투구자세와 피칭 전략 조정을 주문했다.
주자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소사의 투구폼 중 주자 2루 상황 때의 세트포지션 동작이 투구 밸런스와 구속에서 가장 좋았다는 결론에 따라 일관된 동작으로 던질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볼 배합에서도 슬라이더를 투구 레퍼토리에서 뺄 것을 주문했다. 직구와 구속 차이가 크지 않은 슬라이더가 자칫 실투로 이어지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소사는 벤치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이날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감독의 주문대로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은 대신 포크볼(53개), 커브(9개)를 주 변화구로 설정해 시속 153㎞까지 나오는 패스트볼과 차이를 두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이며 더욱더 막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소사가 남은 시즌 ‘우승 청부사’의 모습으로 팀의 새 왕조 구축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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