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연구가 김현국씨, 귀중한 사진자료 본보에 공개
조선시대 의주대로 관문… 1951년 7~8월 소실 확인
그림으로만 추정하다… 파주시 복원 중요한 역할 기대
파주시가 복원을 추진 중인 임진강 임진나루 ‘진서문(鎭西門) ’의 해체 전 원형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사진 자료가 70여 년 만에 공개됐다.
특히 조선시대 의주대로의 관문 성으로 많은 문인과 사신이 찾았던 진서문은 영조 때(1755) 성문을 쌓고 ‘임벽루 진서문’이라고 명명됐다. 그러나 당시 형태를 알 수 없어 그림 등으로만 추정해 왔는데 이번에 관련 사진이 공개됨에 따라 진서문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화석정과 임진나루를 연구하는 향토연구가 김현국씨(56)는 1940~50년대 초 임진강 임진나루마을과 조선시대 성문 중 대형에 속하는 진서문의 원형과 소실 시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자료를 발굴해 본보에 공개했다.
김씨가 공개한 사진은 임진나루마을 전경과 진서문의 남쪽과 북쪽 모두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모습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총 5종이다.
사진자료를 보면 1946년 초가집인 임진나루마을은 현재의 모습과 현대식 주택형태만 다를 뿐 도로와 집 위치 등이 그대로다. 특히 1948년 9월 임진나루에서 임진강 도하 준비 중인 미군 M8 장갑차 등이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진서문을 뒤쪽으로 두고 도열 중인 모습,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0월 임진강을 도하한 미군 1기병정찰대가 진서문을 통과해 임진나루마을로 들어오는 모습 등도 있다.
김씨는 “아쉽게도 진서문 위 누각인 임벽루는 없어진 상태인데 일제강점기 초반 민간에 팔아버린 기록이 있다”며 “성문의 상하좌우 크기 및 성곽 하단에 쌓는 아치형태의 홍예기석, 그 위에 쌓은 홍예석과 성문의 상단 양쪽 돌출된 석누조, 홍예문 최상단 중앙에 쌓은 부형무사와 문 옆에 쌓는 돌인 무사단 등은 원형을 확인할 있다”고 말했다.
진서문의 소실 시기를 알 수 있는 사진도 있다. 1951년 8월 3일 미군이 임진강에 부교를 설치하기 위해 진서문 잔재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진과 파괴된 진서문 잔재물이 길가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로 미뤄볼 때 진서문의 소실 시기는 1951년 7~8월 임을 알 수 있다.
김씨는 사진 자료를 공개하기 전 1850~1900년대 한국의 사진 찾기, 1906~1950년대 종군기자와 조선총독부 사진, 미군정 사진 자료 등을 확보한 뒤 수차례 현장방문 등을 통해 교차 검증했다.
파주향토연구가 김현국씨는 “파주시민으로서 진서문 복원에 일조할 수 있다면 기쁜 일이다. 파주시가 요청하면 기꺼이 고해상도 사진을 모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시는 지난 2015년부터 문산읍 임진리에서 진서문 터와 성벽을 확인하는 등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사진=파주향토연구가 김현국씨 제공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