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장애인 화장실’ 창고 둔갑… 장애학생 배려 실종

본보, 인천지역 대학 장애인시설 실태 점검
가천대 장애인 화장실 청소도구 비품 가득
인천대도 시각장애인 유도블록 부실 설치
청운대 일부 층 ‘장애인 화장실’ 꽁꽁 잠가

인천시 연수구 가천대학교 안 장애인 화장실에 각종 청소도구와 비품 등이 쌓여있다. 김승민기자
인천시 연수구 가천대학교 안 장애인 화장실에 각종 청소도구와 비품 등이 쌓여있다. 김승민기자

인천지역 일부 대학들이 장애인 화장실을 창고로 사용하거나, 유도블록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는 등 장애인의 기본 생활권을 침해하고 있다.

본보가 8월 초부터 24일까지 인천지역 대학들의 장애인시설을 점검한 결과,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대학 중 장애인 시설이 가장 열악한 곳은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다.

22일 5층짜리 건물인 박애관 1층 장애인 화장실은 박스와 휴지 등 비품이 차지한채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2층 장애인 화장실은 잠겨있고, 3층 장애인 화장실은 크기나 구조가 일반칸과 같아 불편한다. 4층에는 사용금지 표시가 붙어 있고 변기 안에는 담배꽁초 등 이물질이 가득했다.

강당이 있는 봉사관 5층 화장실도 청소도구와 비품이 쌓여 화장실 기능을 상실했다.

가천관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가천관 1,2층 장애인칸은 변기에 비닐이 덮여있고, 3~9층은 온갖 비품으로 사용할 수 없는 모습이다.

특히 가천대는 8월 초부터 화장실에 각종 비품이 쌓아놓고 있어 장애인 화장실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가천대 관계자는 “방학 중이라 일부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라며 “화장실에 있는 비품을 치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인천대학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록이 각 건물의 계단이나 문 앞 까지만 설치했을뿐, 시설 내부에는 연결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있다.

건물마다 장애인 화장실은 1층에만 있고, 사회과학대학 내 장애인 휴게실은 비좁아 이용이 어렵다.

청운대학교는 10층 건물 중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3,7,8층 뿐이다.

1, 2, 4, 5, 6층은 장애인 화장실이 있지만 국데 잠궈져 있고, 9층과 10층은 장애인 화장실이 아예 없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초중고교는 교육청에서 관리해 비교적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있지만, 대학교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여전히 장애학우들은 시설물에 의한 차별을 받고 있고 심할 경우 입학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는 만큼 빠르게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김승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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