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송도에서 시작해 여의도와 서울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사업의 예비타당성을 통과한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지역의 여야 정치인들을 비롯한 인천 시민들은 환영 일색의 잔치 분위기로 한층 그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노선이 지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추 역세권 개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미 주변의 아파트 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들썩이는 등 부동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이에 더해 지역 정치인들은 앞다퉈 자신의 공을 홍보하고 8개월 남은 제21대 총선을 대비해 서로 자신의 실적으로 포장하는 공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와 예상되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를 차분히 진행해야 할 때다.
GTX는 분명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서울로의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경인선의 혼잡도 개선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의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이다. 역이 위치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중추 역세권 개발과 경제자유구역과 남동 산단의 접근성 향상으로 투자와 기업유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인천항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어 국내외 해운산업과 해양 관광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그러나 기대하는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어두운 그림자도 진하게 도사리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GTX-B가 인천에 긍정적일 수 있고 부정정적일 수 있다”라며 “인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일방적으로 서울에 인천의 자원이 쏠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지만 앞으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서울로의 접근성 강화로 역외 소비 및 소득비율을 심화시키는 등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경제적 효과를 인천시 내로 내재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시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교통 특성상 접근성의 강화는 항상 양면의 칼과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 입지를 이전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인천의 내부 소중한 자원이 외부지역의 경제활동에 동원되고 나아가 착취당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서울과 경기와의 비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않는 한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다.
GTX 노선이 송도와 구월동 부평에 국한함으로써 인천 시내 지역별로 서울 접근성의 특정 지역에만 강화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도 원도심과 신도시 간의 성장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 접근성의 양극화마저 중첩되면 원도심 주민과 상인들의 박탈감과 위화감은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이에 원도심 기능회복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GTX 착공과 더불어 준비해서 진행해야 한다. GTX의 조기 착공과 준공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 파생되는 과제에 대한 준비를 서두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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