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경 출장소 14곳 중 6곳이 ‘빈건물’
10년 방치 월미출장소 관광지 이미지 먹칠
주민·관광객들 스산한 분위기 불안 호소
해경 지침 이유 내세워 관리·활용안 외면
인천해양경찰 출장소가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해경이 인력을 파출소로 통합하면서 기존 출장소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4개 출장소 중 상주 직원이 없는 곳은 월미·소래·월곶·선수·창후리·용기포 등 총 6곳이다.
해경은 수년 전부터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출장소 인원을 파출소로 통합했다.
상주 직원이 없어진 해경 출장소는 지역 곳곳에 흉물로 남아있다.
인천 대표 관광지인 중구 월미도에 있는 월미출장소는 10년 가까이 방치됐다.
이날 월미도 선착장 근처 월미출장소 2층 건물은 텅 비어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건물 외벽은 금이 가 있거나 검게 녹슨 자국이 선명했다.
문틈으로 본 내부엔 물뿌리개 등 각종 공구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낡은 건물은 월미도를 찾는 관광객과 인근 상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종진씨(70)는 “1주일에 5~6번 낚시하러 오는데 직원(경찰관)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출장소가 계속 비워져 있으니 보기도 좋지 않고 괜히 불안하다”고 했다.
다른 출장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천해경은 남동구 소래출장소와 옹진군 용기포출장소 등도 무인출장소라는 명목으로 방치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인천해경은 본청 지침(출장소 인원을 파출소로 옮겨 통합 근무)이라는 이유로 출장소 관리를 ‘나 몰라라’하고 있다.
인천해경은 순찰 직원이 출장소를 관리하고 있다며 공간을 활용하거나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경과 달리 경찰(육경)은 빈 치안센터와 파출소를 청소년 카페, 공부방,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평구 삼산치안센터 ‘청소년 카페’, 미추홀구 주안치안센터 ‘승학골 북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해경 관계자는 “본청 지침에 따라 출장소를 인근 해양사고 시 응급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순찰하는 직원이 종종 가서 태극기를 교체하는 등 관리하고 있어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은방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해경 출장소는 해양사고 발생 시 장비 등을 현장에 빠르게 조달하는 나름의 역할이 있다”며 “다만, 관광지 등 도심에 있는 출장소는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외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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