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9일부터 3일간 국내 모든 공장에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부평1·2공장, 창원공장이 모두 가동을 멈췄다. 한국GM 노조 조합원 1만여 명이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제너럴모터스(GM)가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파업으로 1만 대 이상의 생산 차질, 2천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5.65% 정액 인상을 요구했다. 또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과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 원 등 총 1천670만 원의 현금 지급도 요구했다. 이는 형편이 훨씬 좋은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 초기에 제시한 격려금 700만 원의 2배 이상이다. 사측은 8차례 교섭에서 이를 거부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누적 적자가 4조4천518억 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아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기본급 인상안에 대해 절충안을 내놓지 않는데다 부평 2공장 등 국내 생산시설에 대해 가동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부평 2공장 신차투입 계획을 요구하는 등 향후 중장기 생산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고, 사측은 부평 2공장은 물론 부평 1공장, 창원공장 등의 중장기 생산물량 확보분이 아직 없다고 했다.
구조조정 중인 한국GM 측은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전면파업의 길을 선택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 자칫 회사도, 노조도 최악의 길로 치닫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5년간 4조 원 넘는 적자에다 지난해 2월 군산공장을 폐쇄했고, 8월에는 산업은행이 8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수혈했다. GM 미국 본사는 세계 자동차산업 변혁을 맞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전면파업은 난센스다. 경영상황이 최악인데 노조의 주장이 너무 과하다.
한국GM 노조의 파업이 길어질수록 경영정상화는 멀어진다. 노동자들 입장에선 공장 폐쇄와 실업사태가 두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전면파업이 해법은 아니다. 노사가 힘을 합쳐 같이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명분도 실리도 얻을 수 없는 강경투쟁으로는 위험에 처한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 파업이 지속되면 GM본사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던 수출 물량을 다른 나라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파업은 결국 한국GM만 손해 보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노조의 무리한 주장과 파업은 구조조정을 가속화 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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