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문엔 ‘출입금지’ 안내판 내걸고… 이중삼중 소독
국내 첫 발생… 경험 없다보니 구제역 지침따라 대처
‘태풍 예보’ 엎친 데 덮쳐 바이러스 확산 공포 가중
“포천이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각오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에 나서고 있습니다”
파주와 연천에서 연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인접 지역인 포천이 ‘돼지 흑사병’ 확산을 방지하고자 초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18일 찾은 포천시 일동면의 한 돼지농장. 이곳으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는 단단한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철문에는 붉은 글씨로 ‘방역상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판이 부착돼 통행이 금지된 구역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농장의 외부 울타리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하면 한돈산업 무너진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게첩, 백신이 존재하지 않아 감염된 돼지의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고자 사활을 건 농장주의 마음가짐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대한한돈협회 포천지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과거 대응 경험이 없다 보니 애초에 발생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방역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와 농장주들은 일단 구제역 상황 지침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데, 한 번 소독할 것도 2~3번씩 소독에 나서는 등 자식처럼 기른 돼지를 지키고자 총력 대응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천시 역시 포천시농업기술센터 1층 축산과 사무실에 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지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고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혹시나 외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도 전면 배제하고자 상황실 출입구 바로 앞에 간이 소독실을 설치,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엄격한 소독 절차를 운영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일본 오키나와 남쪽에서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빠르게 접근한다는 기상청의 발표가 나오면서, 농장과 방역 관계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태풍으로 인해 방역 작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강풍을 동반한 호우가 내리면 소독 작업, 초소 운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요인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어서다.
포천시 관계자는 “포천의 경우 이천과 안성 다음으로 경기지역에서 가장 많은 약 160개 농장(돼지 27만8천600여 두)이 있는 곳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무조건 막아야 하는 지역”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장주들과 적극 소통해 이번 사태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고자 포천시는 ‘포천시 홀스타인 품평회’와 ‘포천 한우축제’, ‘2019 38 포천 한탄강 마라톤 대회’ 등의 예정 행사를 취소 또는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김두현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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