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경쟁의 막판 대혼전과 치열한 ‘가을야구’를 향한 5위 다툼으로 2019 KBO리그는 더욱 흥미로웠다. 정규리그 종착역을 앞두고 여전히 선두 경쟁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가을야구 막차(와일드카드)의 주인공이 NC로 확정됐다. 창단 5시즌 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던 KT 위즈의 꿈이 아쉽게 무산됐다. KT는 2015년 데뷔 시즌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다 지난해 탈꼴찌에 성공했으나, 기존 팀들과의 거리감은 여전했다. ▶‘만년 약체’로 실망감을 안긴 KT는 불과 1년 만에 놀라운 변신을 했다. 그 중심에 3대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4년 연속 15승 이상, 10년 연속 10승, 10년 연속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전설의 잠수함투수’ 출신이다. KIA, 키움, 두산 등 강팀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쌓았다. 그는 ‘초보 감독’이지만 선수와 코치로 쌓은 화려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임 첫 해 KT의 도약을 이끌어냈다. ▶비록 첫 가을야구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구단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팀 최다승(59승)을 훌쩍 넘어 69승으로 첫 70승 고지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잔여 3경기서 2승을 거두면 팀 첫 5할 승률도 달성한다. 구단 최초 9연승 기록과 10승 투수도 3명이나 배출했다. 불펜진도 안정을 이뤘고, 모처럼 외국인 농사도 잘 지었다는 평가다. ▶달라진 KT의 모습에 홈 팬들은 어느 해보다도 행복한 한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넘어 첫 4강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게 됐다. 10구단 추진위원들이 삭발을 하고 정치인과 경제인, 시민사회 관계자, 언론 등 전 경기도민이 함께 나서 유치한 ‘막내구단’ KT가 데뷔 5시즌 만에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강철표’ KT 야구는 더 큰 목표를 향한 진행형이다. ▶KT는 2019시즌을 통해 희망을 봤고, 기존 선수들과 더불어 젊고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에 미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반면, 선발 마운드와 포수진의 불안정, 타선에서의 해결사 부재, 고액 연봉 선수들의 부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많다. 지난 6개월 KT 위즈로 행복했던 수원 야구팬들은 이강철 감독과 구단에 더 큰 도약을 위한 변화와 준비, 과감한 투자를 주문하며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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