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영모 인하대병원 의료원장

“하이 밸류 케어로 환자에 최적화된 진료 서비스 제공”

인하대학교의과대학부속병원(인하대병원)은 1996년 문을 연 인천지역 대표 의료기관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안전과 편안함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원 23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환자를 위한 ‘하이 밸류 케어(High-Value Care, HVC)’를 미래 비전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하이밸류케어(고가치진료)는 병원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의료가 아닌 환자 개인이 가장 필요한 진료를 최적화해 제공하는 새로운 의료 서비스다.

2013년 취임부터 지금까지 환자를 위한 효율적이고 최선의 치료만을 연구해온 김영모 인하대병원 의료원장. 그를 만나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인하대병원이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Q 인하대병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인하대병원은 인천 최초 대학병원으로 지난 1996년 개원,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고 있다. 대학병원 최초로 입원의학과를 개설해 입원환자 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고, 인천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며 도서 지역의 많은 인천 지역 응급환자를 위한 골든타임을 지켜내고 있다.

‘환자가 안전한 병원’이라는 기치 아래 임직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고, 환자를 위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하며 병문안 문화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Q 2013년 취임 후 펼친 대표적인 사업들이 있다면.

우선 2013년 7월, 대학병원 및 상급의료기관으로는 국내 최초로 시범사업부터 참여한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다. 지금은 선도병원으로 지정돼 국가적 입원서비스 혁신의 롤 모델로 자리잡았다.

2015년 9월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문을 열었고, 2016년 11월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어 인천 시민의 건강과 중증환자의 골든타임 지키기에 힘쓰고 있다.

2017년 6월에는 암 환자와 그 가족의 정서적 안정까지 지원하는 암통합지원센터를 출범했고, 2018년 12월, 최신형 다빈치 로봇을 도입한 로봇수술센터가 문을 열기도 했다.

Q 취임 후 계속해 강조한 것이 환자 중심의 진료였다. 환자를 위해 올해 내놓은 ‘하이 밸류 케어’는 어떤 서비스인가.

A ‘고가치 진료’라 번역할 수 있는 하이 밸류 케어는 병원이 관행과 습관에 따라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의료에서 탈피해 환자 개인에게 가장 필요하고 최적화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선호를 반영하며, 관습적으로 행해지는 과도한 처방이나 스크리닝 검사는 없었는지 점검하고 제한함으로써, 비용의 부담은 줄이고, 최적화된 최선의 치료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Q 하이밸류케어의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하이 밸류 케어는 최선의 치료 성과를 얻는 데도 필요하지만, 시간, 비용 등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국가적 의료 비용 효율화에도 필요하다. 미국 스탠포드와 존스 홉킨스 대학 병원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관행적으로 처방을 내고 일괄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로우 밸류 케어’라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내 최적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이 밸류 케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인하대병원은 ‘환자의 안전’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수년 간 병원의 자원과 교직원의 노력을 안전 시스템 구축에 투입해 왔지만, 앞으로는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진료를 고민하고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하이 밸류 케어 (HVC)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노력하려 한다.

Q 올해 꼭 이뤄야겠다고 생각한 또다른 목표나 계획이 있나.

A 1번째는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최우선인 환자 안전 정책이다. 1번의 오류가 심각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안전시스템 구축과 매뉴얼 준수 등 기본부터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번째로 가치 기반에 중심을 둔 효율적인 병원 운영이다. 병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병원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병원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항에 대해서는 그 성과를 지표로 수치화해 관리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미래의 의료 환경을 예측하고, 미래 병원을 만드는데 노력할 계획이다.

3번째는 환자 및 내원객의 몸과 마음이 편안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후화된 엘리베이터 교체, 외래공간 재배치 및 병동 리모델링 공사 등 고객의 편의성 향상에 큰 주안점을 둔 각종 사업을 하고 있다.

Q 실제로 의료서비스 질지표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게 눈에 띈다.

A 의료서비스의 질을 지표로 만들어 평가한 후 그 결과를 공개하는 건 인하대병원이 국내에서 2번째다. 안전과 치료에 대한 병원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의 의지를 표명하는 셈이기도 하다.

Q 인하대 병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필요할 것 같다.

A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는데, 환자가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 우리만의 차별점이다. 인천에는 국립대학병원이 없다 보니 우리가 공공성을 갖춘 대학병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 앞의 이익을 쫓기보다 모두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스타 의사나 명의(名醫) 몇 명으로는 좋은 병원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 모든 직원이 공유하고 있는 환자안전에 대한 가치가 문화로 자리할 때 환자는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 병원에는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전담전문의, 신속대응팀이 모인 입원의학과라는 조직이 있는 점도 차별화된 서비스다. 이들은 각각 입원환자, 중환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환자들과 늘 함께하며 급격한 상황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1~2명에 의존한 문화라면 이뤄질 수 없는 시스템이며, 지금은 누구보다 차별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

Q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인하대병원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A 아시아의 허브인 인천에 자리잡은 우리 병원은 주로 중국이나 중앙아시아 환자를 유치하게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시와 공동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해외 환자에게 한국과 인천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나름대로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환자는 국가별 정치, 경제적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는 대학병원으로서 단순 시술이나 검진 보다는 암, 뇌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 분야에 노력하고 있다.

Q 의료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어떤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우리의 의료산업이 해외로 나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법적, 제도적 지원과 정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건전성확보 및 의료사고 배상책임 보험 가입, 사전 설명 의무 등을 통해 외국인 환자 안전보호장치와 같은 여타의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Q 인하대병원은 해외 봉사도 활발한 편 아닌가.

A 맞다. 우리 병원은 매년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한다. 몽골, 우즈벡, 베트남, 필리핀 등 의료소외지역에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봉사단을 파견해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측면도 국위선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임기중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나.

A 내가 의료원장이 되고 나서 3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직종 간 화합, 혁신,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조직 만들기였다. 아직까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 동안 이 3가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 원칙은 궁극적으로 ‘앞으로 계속 다니고 싶은 조직’을 만들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행복한 환자, 더불어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었으면 하는 소망을 실현하고 싶다.

이러한 부분이 이뤄지고, 이와 함께 앞으로도 의료기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환자의 안전을 넘어서 편안하고 행복한 의료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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