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정화중인 용현·학익지구에 또 ‘불소 토사’

기사들 납품증 조작 불소검출 주안구역서 반입
과다 노출시 피부·폐 손상 독성물질, 아이에 치명적
시행사 “법적 대응… 전수조사해 정화 하겠다”

26일 오후 2시 10분께 주안 도시개발1구역 복합건물 공사현장에서 토사를 실은 트럭이 20여분 후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부지로 들어가고 있다.
26일 오후 2시 10분께 주안 도시개발1구역 복합건물 공사현장에서 토사를 실은 트럭이 20여분 후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부지로 들어가고 있다.

불소와 중금속이 나와 토양 오염정화작업 중인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기준치 이상의 불소가 검출된 토사가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 시행사인 ㈜DCRE에 따르면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내 오염토양 정화를 위해 경기 광명시, 인천 동구 송림동, 부평 부개동 등 3곳의 공사 현장에서 청정 토사를 반입하고 있다.

하지만 불소가 검출된 주안 도시개발1구역 복합건물 신축현장의 토사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현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6일 오후 2시10분께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주안 도시개발1구역 복합건물 신축현장에서 토사를 싣고 나온 인천0X사XXX8 25t트럭은 20여분을 달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현장으로 들어갔다.

이 트럭은 10분 후 토사를 붓고 빠져나와, 다시 주안2·4동 도시개발1구역 현장으로 향했다.

이 트럭을 포함한 3대의 트럭은 이날 주안 도시개발1구역의 토사를 담아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현장으로 옮겼다.

주안 도시개발1구역 복합건물 신축현장은 지난 7월30일 DCRE의 외부 반입토 시료 채취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다.

당시 이 현장의 토사에서는 주거지역의 불소 허용 기준치 400ppm보다 높은 700ppm의 불소가 검출됐다.

불소는 과다 노출 시 피부나 폐에 손상을 주는 독성물질이다. 특히 어린이는 불소 노출이 치명적일 수 있어 주거시설 등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현장은 1만3천여세대의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주거지역으로 400ppm 이상의 불소가 함유된 토사는 반입할 수 없다.

이날 토사를 나른 트럭들은 운반업체인 범진개발 소속으로 밝혀졌다.

인천0X사XXX8 차량이 2시 44분께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제출한 납품증의 출발지는 ‘부개3구역’으로 확인됐다. 토사 문제가 없는 ‘부개 3지역’의 납품증을 허위로 제출한 것이다.

범진개발 대표는 “원래 주안 2·4동 도시개발1구역의 흙은 매립지에 버리거나 송도로 가져가야 하는데, 트럭기사들이 거리가 멀다 보니 (부개3구역)납품증을 구해 용현·학익으로 가져간 것 같다”고 했다.

불소 942ppm이 검출돼 정화 중인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현장에 또다시 기준치 이상의 불소가 검출된 토사가 반입되면서 사실상 정화작업은 잠정 중단될 전망이다.

주거지역으로 개발을 위해서는 오염 토사의 반입량 확인과 처리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DCRE 관계자는 “납품증 상에는 허가받은 3개 구역에서 청정토사만 들어온 것으로 돼 있다”라며“우리 입장에서는 속아서 비싼 청정 토사 값을 주고 오염된 토사를 받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 소재를 밝혀 법적 대응 하고, 이미 들어온 오염 토사는 전수조사해 정화하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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