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암각화부터 불교, 유교 등을 상징하는 다양한 회화까지 민화가 우리 민족의 정서에 끼친 영향은 말로 다할 수 없다.
100여 점의 민화와 함께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 <민연회 민화 회원전>이 오는 8일까지 열린다.
서울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민연회 회원전으로 “옛 멋에 향기를...”을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민연회는 지난 1992년 출범한 단체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18호 민화장 전수교육조교인 아록 정승희 선생(65)과 제자 60여 명이 의기투합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민화장은 민화를 전문적으로 그리는 일 또는 그 일에 종사하는 장인으로 서울시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제18호를 일컫는다.
민연회는 민화로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3~5년에 한번 회원전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정 선생과 해월 김미라 선생 등을 비롯한 45명의 작가가 100여 점의 민화를 선보인다. 참가 작가 중에서는 일본인인 이토 리에코씨도 민연회의 유이한 외국인 회원으로 참여한다.
대표적으로 정 선생의 ‘백선도’는 “여름 생색은 부채요, 겨울 생색은 달력이라”라는 옛 구절처럼 우리 조상들이 더위를 쫓는 부채에 글과 그림을 그려 풍류를 즐긴 점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가로 42㎝, 세로 80㎝ 규모에 8개 작품이 실려있는 백선도는 부채로 더위를 이기고 그 속에서 멋을 찾은 조상들의 삶을 생생히 알린다. 아울러 ‘풍속도(사계)’는 겨울, 봄, 여름, 가을 순으로 사계절이 변해가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날짐승과 들짐승이 어우러진 ‘영모도’와 병풍에서나 볼 법한 ‘십장생도’, ‘락도’, ‘여인도’ 등도 민화 특유의 운치를 더했다.
정 선생은 “민연회 창립 27주년을 맞아 앞으로 30주년, 40주년 회원전을 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라며 “오랜 역사를 통해 전해 내려온 민화를 어떻게 소중히 계승ㆍ발전시키는가 하는 중요한 과제가 우리 앞에 떨어진 만큼 수준 높은 전시로 대중 앞에 서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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