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싼 경기도ㆍ서울, 안심대출 심사 대거 탈락 전망… 희망고문에 그치나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안심전환대출 심사 과정에서 대거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연 1% 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대출인 안심전환대출이 경기지역 사람들에게는 ‘희망 고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가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평택을)에게 제출한 ‘안심대출 지역별 신청 현황’을 보면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안심대출 신청건수는 63만 5천 건(73조 9천억 원)이다. 이중 경기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3.7%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전국 평균보다 주택가격이 비싼 만큼 주택가격 커트라인이 2억 1천만 원으로 설정될 경우 이 같은 비중은 27.1%로 떨어지게 된다.

서울 역시 신청건수 기준 차지하는 비중은 14.2%이지만, 커트라인이 2억 1천만 원으로 정해지면 7.1%로 떨어진다. 결국 집값이 비싼 경기도와 서울 등의 안심대출 신청자는 무더기로 탈락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전체 수도권 신청자의 비중은 56.8%이지만 2억 1천만 원으로 커트라인을 설정하면 비중이 44.3%로 줄어든다.

반면 같은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현재 비수도권 신청자 수 비중은 43.2%이지만, 2억 1천만 원으로 커트라인을 설정하면 비중이 55.7%로 늘어난다. 탈락자가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남과 충북, 경북, 전북 등 지역은 2억 1천만 원 커트라인에서 비중이 특히 많이 올라가는 지역이다.

유 의원은 “애초 20조 원 분량을 예측했는데 74조 원 규모의 신청이 들어왔다면 54조 원 상당은 신청하느라 고생만 한 셈”이라면서 “금융당국은 상당수 서민에게 희망 고문이 된 정책이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보다 배려 깊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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