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응과 녹색발전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구조적인 원인은 지속 불가능한 관행에 있다. 지구의 에너지와 자원의 순환 과정에 어긋나는 산업문명의 발달이 현재의 기후변화 문제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응과 녹색발전은 상호 밀접하게 관련된 과제이다. 녹색발전이란 결국 환경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기존의 개발 방식을 포기하고 환경적으로 건전한 발전을 하자는 취지이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는 발전이 결국 녹색발전이다.

녹색발전은 질적 개선,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 과정의 존중, 공생협력 등을 핵심가치로 삼아 다음 3가지 지향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에너지와 물질의 순환과정이 존중되는 녹색의 경제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자연에너지의 발굴, 에너지 및 자원의 효율적 이용,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재생 가능 자원으로의 대체, 청정 기술과 환경산업의 육성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양적인 팽창의 추구에서 질적인 개선의 추구로 전환하여 사회의 보편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환경위기는 과다한 물질적인 풍요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녹색발전은 물질적인 풍요의 추구가 아닌 정신적인 안정과 문화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사회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수요(Basic needs)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가 초래할 수 있는 식량안보, 환경보건 위생 관리 등을 강화하여 미래 생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셋째, 경쟁의 체계에서 상생과 협력의 체계로 이행하는 것이다. 지구 생태계의 생명그물을 형성하는 구성 원리는 경쟁이 아니고 공생협력이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화된 산업문명은 경쟁만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의 이념에서 탈피하여 각 집단 간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여 민주적인 발전을 견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환경·경제 문제의 국제협력을 강화하여 국가 간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세계 경제 질서 재편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구 및 지역 협력의 강화가 필요하다.

녹색발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저탄소 자연에너지 경제체계로의 이행을 위한 기술 및 경제의 혁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생산 및 소비 과정의 생태 효율 증진으로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의 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주어진 양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경제체계를 개편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인류 문명의 대안을 모색하는 녹색발전은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문명을 이끌어가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해야 한다.

결국 기후변화 문제의 대응은 녹색발전이라는 과제에 융합되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적용과 완화를 전통적인 개발 행위에 대한 선택적인 보완사항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녹색개발 전략의 핵심으로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완화와 적용이 녹색발전 전략에 통합되어 국가의 장기비전으로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문현 전 한국헌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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