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계에 부는 '수상작' 바람… 2019 노벨문학상, 부커상 수상자ㆍ책 조명

▲ 올해 부커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왼쪽)와 베르나르딘 에바리스토가 1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장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올해 부커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왼쪽)와 베르나르딘 에바리스토가 1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장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출판업계에 ‘수상작’ 바람이 거세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부커상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노벨문학상에 이어 세계 문학상 수상자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노벨문학상과 부커상은 올해 수상자를 둘러싸고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 부커상, 최고령ㆍ최초 흑인 수상자 탄생…‘페미니즘’ 다룬 여성 작가 공동 수상

올해 부커상의 영예는 마거릿 애트우드(79ㆍ캐나다)의 <증거들(The Testaments)>, 버나딘 에바리스토(60ㆍ영국)의 <소녀, 여성, 다른 것>에 돌아갔다.

애트우드는 부커상 50년 역사상 최고령 수상, 에바리스토는 최초의 흑인 수상자로 기록됐다. 애트우드의 <증거들>은 TV 드라마로도 제작된 1985년작 <시녀들>의 속편이다. 가까운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여성을 오직 출산 도구로만 보는 가부장적 권력을 파헤쳤다. 2000년 ‘눈먼 암살자’로 이미 부커상을 한 차례 받은 그는 부커상을 두 차례 이상 받은 4번째 작가가 됐다.

에바리스토의 8번째 소설 <소녀, 여성, 다른 것>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여성 12명의 삶을 다뤘다. 등장인물은 주로 19∼93세의 흑인 여성이다. 시와 산문이 혼재된 실험적 스타일으로 페미니즘 문제의식을 담았다.

부커상의 공동수상은 1992년 이후 수상자를 1명만 내는 것으로 규정을 바꾼 후 처음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권위 있는 문학상의 규정을 명백하게 어겼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 올가
▲ 올가

■ 2018~2019 노벨문학상 올가 토카르추크 <태고의 시간들>, 페터 한트케 <관객 모독>

지난해 성추행 스캔들로 수상자가 없었던 2018년 노벨문학상에 올가 토카르추크(57ㆍ폴란드), 2019년 수상자로는 페터 한트케(76ㆍ오스트리아)가 선정되면서 이들 작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고의 시간들>은 폴란드의 한 신화적인 마을 ‘태고’를 중심으로 사건을 다룬다. 작가는 세계의 소우주인 이 마을에서 20세기 야만적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시간을 기록한다. 1· 2차 세계대전, 유대인 학살과 전후 폴란드 국경선의 변동, 냉전 체제와 사회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폴란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 마을 주민의 신화적 삶과 어우러져 장엄한 우화를 빚어냈다.

페터 한트케의 <관객 모독>은 한국에 부조리극으로 잘 알려졌다. 특별한 줄거리나 사건, 무대 장식 없이 오로지 무대 위 네 명의 배우가 내뱉는 말에 의존해 극을 전개한다. 관객을 향해 파격적인 말을 내뱉는 배우와 그 말을 직접 듣는 관객의 소통은 무대 위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현대 사회의 위선을 폭로한다. 페터 한트케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시민단체 등에서는 수상 철회 촉구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페터 한트케는 인종청소의 주범인 전범 밀로세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 옹호자로 알려졌다.

▲ 페터 한트케
▲ 페터 한트케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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