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회 전국체전 경기도 결산] 2. 경기체육 근간이 흔들린다

경기도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맞수’ 서울시에 1만3천280점 차로 완패를 당하며 종합우승 18연패 달성에 실패한데는 개최지에 주어진 시드배정과 20% 가산점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고등부의 부진도 한 몫을 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전국체육대회에서 고등부의 큰 활약 속에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매년 경기도의 종합 성적은 고등부의 성적과 비례해 ‘고등부 우승=경기도 종합우승’이라는 등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경기도 종합우승과 행보를 함께했던 고등부는 올해 금메달 59, 은메달 70, 동메달 52개로 5만7천452점을 득점, 서울시(6만545점ㆍ금66 은56 동63)에 금메달과 득점에서 모두 뒤지며 18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물론, 개최지 서울시가 전 토너먼트 종목의 시드배정으로 인해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이전 대회 성적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전력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고등부는 지난해 99회 대회에서 금메달 68, 은메달 58, 동메달 66개로 총 5만9천261점을 득점하며 1위에 올랐고, 98회 대회서는 금메달 64, 은메달 69, 동메달 60개로 5만7천71점을 얻었다.

객관적인 비교에서는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다. 고등부 36개 종목 중 경기도는 17개 종목에서 서울에 열세를 보였고, 21개 종목서 우위를 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가 서울시에 종별 1위를 넘겨준 것은 수영 한 종목에서 무려 3천여점이 뒤진데다, 경기도가 앞선 종목 대부분이 근소한 우위를 점했을 뿐이다.

또한 고등부 구기ㆍ단체종목 중 믿었던 축구 남고부 수원 매탄고와 야구 유신고, 검도 경기선발, 수구 경기체고 등 5개 팀이 예상 밖 1회전서 탈락한 것도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고등부에 대한 우려는 올해 대회 보다도 앞으로 열릴 대회로 쏠리고 있다. 최근 최저학력제 도입과 합숙훈련 금지, 학교 운동부 전문 지도자들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른 여파로 인해 운동 여건이 악화되면서 많은 도내 중ㆍ고교 우수선수들이 타 시ㆍ도로의 전학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학력제 도입과 합숙훈련 금지, 전문 지도자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이 경기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국적인 사안이지만 유독 그 잣대가 경기도에서만 엄격히 적용돼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에 의해 타 시ㆍ도 전학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소년체육대회부터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도 학생체육의 전력 약화는 빠르게 경기도 체육 전반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낳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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