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막아라”… 가평 연인산서 멧돼지 합동 포획 작전

13개 시·군 피해방지단 대표 등 300여명 참여
수렵견·총기소지 엽사 동원… 9마리 포획 성공
연천·파주서는 ASF 추가 검출… 벌써 9마리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차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멧돼지 총기포획이 실시된 17일 오후 가평군 연인산 일원에서 엽사 및 방역 관계자들이 포획한 멧돼지를 옮기고 있다. 이날 포획된 멧돼지들은 ASF 바이러스 검사 후 매몰됐다. 윤원규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차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멧돼지 총기포획이 실시된 17일 오후 가평군 연인산 일원에서 엽사 및 방역 관계자들이 포획한 멧돼지를 옮기고 있다. 이날 포획된 멧돼지들은 ASF 바이러스 검사 후 매몰됐다. 윤원규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창궐을 막고, 농번기를 맞은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이번 포획 작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17일 오후 3시께 가평군 북면 백둔리에 위치한 연인산 일대 멧돼지 포획 현장.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연인산 곳곳에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감 속에 간간이 엽사들의 날카로운 총성이 허공을 가르며 긴장감이 엄습했다.

한 포획단은 수렵견 4마리를 동원해 산 중턱까지 내려온 멧돼지를 한 데 유인해 포획 작업에 나섰고, 민첩하지 못한 한 새끼 멧돼지는 수렵견에 물려 현장에서 즉사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엽사들에 의해 포획된 멧돼지는 총 9마리. 이렇게 사살된 멧돼지들은 운반구들에 의해 매립지로 옮겨져 소독과 검체작업 등을 거쳐 곧바로 매립됐다.

엽사 A씨(59)는 “최근 연인산에 대량의 멧돼지 떼가 자주 출몰하는데 신고가 들어왔을 때 가능한 개체 수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돼지열병 확산을 방지하고 농번기를 맞은 농민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아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경계ㆍ차단 지역의 총기포획이 공식적으로 허용된 첫날인 이날 포획 작업은 가평군 피해방지단(50명)의 주도로 13개 타 시ㆍ군 피해방지단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본격적인 포획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전국 단위 시군의 피해방지단 대표가 합동으로 포획작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들은 이른 오전부터 야생동물ㆍ수렵 전문가를 초빙해 ▲총기 발사 전 사람ㆍ인가 등 위험성 확인 ▲이동 중 총과 실탄 분리 등 수렵 총기사용에 대한 주의사항을 전달받았다.

이어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강현도 가평군 부군수, 김경호 도의원 등을 비롯해 공무원 및 관계기관 관계자 등이 동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에 잡은 멧돼지 현장 검체작업에 대한 시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희겸 부지사는 “오늘은 지난달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확진 판정이 나온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라며 “도는 거점 통제로 방역에 주력하고 있지만, 멧돼지의 개체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엽사 여러분께서는 오인, 오발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관계 기관에서도 일반인 출입을 확실하게 차단하는 등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연천과 파주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또 다시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6일 두 지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멧돼지 2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두에서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현재까지 총 9마리다.

가평=고창수ㆍ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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