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중은 호불호가 나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피해 이사 왔는데요, 갑자기 모두 혁신중으로 바뀐다고 하니 멘붕입니다.”(혁신학교 반대)
“전 일반 학교 보내다 혁신초 보내고 있는데 너무 만족합니다. 수업 커리큘럼 자체가 틀리고 선생님들의 열정, 수업방식, 시험출제유형 모두가 다 달라요. 아이도 좋아하고 수학여행, 졸업여행 또한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혁신학교 찬성)
국내 도입 10년째인 혁신학교를 보는 시선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혁신학교를 피해(?) 이사 가는 엄마도 있고, 혁신학교를 찾아 전학 온 엄마들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9천 가구 규모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신설 학교 3곳을 모두 혁신학교로 직권 지정하려다 반발에 부딪혀 결국 일반고로 운영된다. 최근 경기도 내 일부 지역에서도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확대에 대한 반발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
▶혁신학교는 2009년 김상곤 당시 경기도교육감이 13개 학교에 처음 도입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평가방법을 바꾸면서 학생들이 시험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교육청은 혁신학교에 행ㆍ재정적 지원을 아낌없이 했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낮추고, 교육과정의 편성에 자율권을 주었다. 2019년 기준 경기도 내 혁신학교 수는 664개로 전체 학교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양적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에 대한 엄마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떨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내 아이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받아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공고히 자리 잡고 있는 ‘지독한 학벌주의’는 엄마들을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부터 단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를 혁신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조차 혁신학교의 교육에 대해서는 만족하면서도 입시에 불리할 것이라는 인식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경기도에서 태어나 10년째 대한민국 학벌사회와 싸우고 있는 혁신학교는 과연 지속 가능한가. 여전히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슬픈 현실의 방증이다. 대학 간판이 평생을 좌우하는 나라, 학벌위주의 서열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혁신학교의 싸움은 앞으로도 무척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강현숙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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