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32% … 성병 앓는 청소년 해마다 는다

작년에만 1만2천명 달해… 여성이 남성보다 4배나 많아
피임도 42%에 그쳐… 전문가 “성교육 등 종합대책 필요”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발생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청소년 범죄가 반복(본보 11월27일자 6면)되는 가운데 해마다 ‘청소년 성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세계 에이즈의 날(12월1일)’을 맞아 신체적ㆍ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性)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10~19세 전국 성병 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천600여 명(남성 2천277명ㆍ여성 7천345명) 수준이었던 청소년 성병 환자는 지난해 1만2천700여 명(남성 2천410명ㆍ여성 1만343명)으로 약 32%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여성 청소년 성병 환자 발생률이 남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청소년 성병 환자는 2014년 7천345명에서 지난해 1만343명으로 41%가량 늘었다.

전체 청소년의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것과 반대로 성병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청소년이 올바른 성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청소년들은 인터넷 등의 발달로 어린 나이부터 성에 눈을 뜨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제14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를 보면 성관계 시작 연령이 13.6세까지 감소했고, 청소년의 피임 실천율도 약 42%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보호협회 관계자는 “성교육 대부분이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만 설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올바른 피임기구 사용법과 위생적인 성관계 방법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며 “또 청소년 자신이 스스로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부모와 병원 등을 망설임 없이 찾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도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학교라는 제도권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청소년의 성 접촉은 나쁜 것, 부끄러운 것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데, 이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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