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재 하역 이유 ‘3시간 버티기’
하모니플라워호 바다위 장시간 대기
입항 늦어지며 인천行 출항도 차질
인천해수청 “문제의 선박 고발 검토”
화물 바지선이 인천 백령도 선착장을 차지한 채 여객선의 입항을 막아 승객 300여 명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3시간 이상 불안에 떨었다.
3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인천연안여객터미널을 출항한 백령도행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가 입항예정 시간(오후 12시 45분)을 3시간 이상 넘긴 오후 3시 20분에서야 백령도 용기포신항에 입항했다.
이는 포스코에이앤씨가 백령도에 건설 중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 건설자재 등을 내리기 위해 용기포신항에 정박한 화물 바지선이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객선에 타고 있던 승객 308명이 바다에서 오도 가도 못했다.
또 여객선 입항이 늦어지면서, 낮 12시 50분 백령도에서 인천연안부두로 출항하려던 여객선도 발이 묶였다.
여객선 승객 A씨는 “백령도에 도착했는데도 몇 시간이나 바다 한가운데 머물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영문도 모른 채 바다 위에서 3시간 동안 고립됐다. 심지어 고령자들은 두통 등을 호소해 불안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승객 B씨는 “고립된 3시간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인천시 등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화물 바지선측이 작업 중에 여객선이 들어와 비켜야 하는지를 원청업체에 문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바지선측의 문의를 받은 원청이 작업 물량이 얼마 안남았으니 작업을 다하고 비켜주는 게 어떻겠냐 해서 작업을 한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어 작업한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바지선측은 작업을 마친 뒤 바지선을 부두에서 이동 했다고 해명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에이앤씨 관계자는 “입항지연과 관련해 대응방안을 논의중이다”고 일축 했다.
이와 관련, 인천해수청은 입항 지연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나서 문제가 있다면 화물 바지선에 대해서는 항만법에 따라 선박등록을 취소하고, 고발조치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오전에 여객선이 입항할 예정이니 화물선을 빼라고 통보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두에서 이번 같은 입항 지연 등이 없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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