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패 사슬 끊어내고 탈꼴찌와 봄배구 향한 재출발 다짐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개막전 승리 후 12연패 나락으로 추락했던 남자 프로배구 의정부 KB손해보험이 투혼과 눈물의 승리를 따내며 꼴찌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권순찬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3일 밤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시즌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안산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완파하고 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리로 KB손해보험은 구단 최다 12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시즌 첫 경기인 10월 15일 수원 한국전력전 이후 49일 만에 감격의 승리를 따내 2승 12패(승점11)를 기록, 6위 한국전력을(승점 13)을 승점 2차로 추격하게 됐다.
KB손해보험은 1라운드 첫 경기 후 대전 삼성화재, 천안 현대캐피탈, 서울 우리카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4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 끝 무릎을 꿇은 이후 ‘승점 3 자판기’로 전락했었다.
최근 몇년간 팀의 주축 선수였던 김요한(은퇴), 손현종(인천 대한항공), 하현용(우리카드) 등이 팀을 떠나며 미래를 바라보는 영건들의 육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범실로 자멸하는 경험부족을 드러내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력의 30%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의 잇따른 이탈은 팀 부진에 결정타로 작용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전체 3순위로 지명한 마이클 산체스가 개막 이전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벨기에 출신의 브람 반 덴 드라이스를 긴급 수혈했으나 역시 열흘 전 복근 부상으로 제외돼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는 ‘해결사 부재’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위축돼 악순환을 반복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사령탑인 권순찬 감독은 연패가 길어진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구단의 설득으로 잔류를 선택해 팀을 추스른 끝에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이 같은 열정과 투혼을 바탕으로 이날 승리를 따낸 KB손해보험 선수들 역시 눈물샘이 터졌다.
이날 62.5%의 순도 높은 공격 성공률로 22점을 폭발시킨 주장 김학민은 경기 후 눈물을 삼켰고, 센터 박진우도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렸다. 최근 권 감독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접한 선수들은 그동안 부진으로 겪은 심적인 고충을 눈물로 표출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이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V리그에서 연패 탈출의 여세를 몰아 탈꼴찌와 봄배구의 희망을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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