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인천대학교 한국어학당을 다니던 외국인 연수생들이 무더기로 잠적하면서 대학 내부에서는 ‘예견된 사태’라는 반응이 나온다.
10일 인천대에 따르면 올해 이 대학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베트남 연수생 161명과 우즈베키스탄 연수생 3명이 15일 이상 장기 결석해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해까지 연수생 불법체류율이 1% 남짓이던 인천대 한국어학당에서 대규모 잠적 사태가 나온 건 대학 측의 무리한 연수생 유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성원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있는데, 관리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해 많은 학생을 한꺼번에 받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학교 안에서는 브로커를 통해 무차별적인 유학생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던 상황”이라고 했다.
이번에 잠적한 유학생들은 대부분 1년 과정의 단기 어학연수를 받는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후 3~4개월이 지난 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출입국 당국인 이들이 어학연수가 아닌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에는 베트남 어학연수생 1명이 수업 후 유흥주점에서 일하다 적발, 강제 귀국조치하기도 했다.
인천대 관계자는 “연수생의 무단결석 사실은 확인하는 즉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해 왔다”며 “일부 연수생의 일탈을 막기 위한 관계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와 교육부 관계자 등 7명은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교육부 교육 국제화 인증 역량제 및 유학생 유치 관리 실태조사 현장평가’를 했다.
평가 결과는 3주 뒤 나올 예정이며, 학교 측의 소명 기회를 준 후 2월말께 최종 결과가 나온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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