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 지도자급, 전략적 지역 출마하라”… 파문 확산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경기도·홍준표 전 대표 서울 출마 권고
해당 지역 선거구도에 영향… 예비주자·주요 인사들 반발 예고
총선기획단, 여성 가산점 확대… 단체장 등 중도 사퇴자 감점

자유한국당이 17일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할 당 대표급 지도자들에게 ‘전략적 지역’ 출마를 권고하기로 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는 사실상 당내 대권 주자 및 유력 인사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것으로, 수도권 특히 ‘경기도 험지 출마’를 결정할 경우 해당 지역 예비주자들에게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회의에서 “당의 대표를 지냈거나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던 큰 정치인은 당과 협의해 전략적 거점지역에 출마해 이번 총선을 이끌어 줄 것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희경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전략적 거점지역’이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 의원 지역이지만 한국당의 여론조사 및 지역평가 결과, 중량감 있는 주자가 나설 경우 승리가 가능한 지역구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당이 당선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곳이어서 주요 인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 이진복 의원은 ‘전략적 거점지역’에 대해 “우리 당이 계속해서 여론조사도 해왔는데 조금만 노력하면 당선 가능한 지역으로, 그쪽에 출마해서 인근 선거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일부 예비후보로 등록한 분들도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혹은 대구 출마를 염두에 둔 홍준표 전 대표,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험지 출마’ 대상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지사의 경우, 해당 지역 강석진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를 요구하며 황교안 대표의 무기한 농성과 함께 하고 있는 사이에 지역을 돌며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빈축을 사고 있는 중이며, 홍 전 대표 역시 한국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잇따라 비판해 “내부총질”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경기도, 홍 전 대표는 서울 ‘전략적 거점지역’ 출마를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총선기획단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치적 양성평등을 지향하기 위해 만 59세 이하 신인 여성 후보자에게 30%, 만 60세 이상 신인 여성 후보자에게 20%, 신인이 아닌 모든 여성 후보자에게는 연령과 무난하게 최소 10%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게 하는 보궐선거를 유발하는 중도사퇴자의 경우, 후보자 선출 경선 시 광역·기초단체장은 30%, 광역·기초의원은 10%씩 감산점을 줄 방침이다.

앞서 총선기획단은 청년의 경우, 만 34세까지 신인에게 50%, 비신인에게 40%, 만 35세~만 39세까지 신인 40%, 비신인 30%, 만 40세~만 44세까지 신인 30%, 비신인 20%의 가산점을 각각 주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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