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으로 ‘새 삶’ 선물… 유기견 산타가 준 행복한 크리스마스

화성 道도우미견나눔센터 건강 돌보고 교육도 진행… 총 1천298마리 입양 도와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한다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지만, 입양된 유기견의 세상은 변합니다”

24일 오전 11시 화성시 마도면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에 ‘유기견 산타’가 찾아 와 사랑을 나눴다.

최근 유기견 겨울이(말티즈ㆍ시츄 믹스견)을 입양한 김주완(67)ㆍ최재옥(66) 부부(화성시 서신면)가 그 주인공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길가에 쓰러져 있던 겨울이는 그 누군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 후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발견자는 보호할 여력이 되지 않자 지난 10월 센터에 겨울이를 맡겼다. 이 사고로 겨울이는 골반이 골절돼 배를 갈라 뼈를 맞추는 큰 수술을 받았고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는 물론 식욕마저 잃어 뼈만 앙상하게 남아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그 때 겨울이에게 손을 내민 이가 바로 김씨 부부다. 반려견을 찾던 부부는 센터를 방문했다가 겨울이의 아픈 사연을 전해 듣고 입양을 결정한 것이다.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를 통해 유기견이었던 ‘겨울이’를 입양한 김주완•최재옥 부부가 24일 화성시 쌍송리 센터를 찾아 주인을 기다리는 유기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씨 부부는 “재롱이 많은 ‘겨울이’를 입양한 후 삶에 큰 기쁨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를 통해 유기견이었던 ‘겨울이’를 입양한 김주완•최재옥 부부가 24일 화성시 쌍송리 센터를 찾아 주인을 기다리는 유기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씨 부부는 “재롱이 많은 ‘겨울이’를 입양한 후 삶에 큰 기쁨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견주 김씨는 “겨울이의 나이가 겨우 두살인데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를 전해듣고 주저없이 입양을 결정했다”며 “30여년 간 두 마리의 견공을 먼저 보내고 정년퇴직까지 한 우리 부부에게 겨울이는 성탄절을 앞두고 유기견이 아니라 새로운 행복을 전해주는 산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이날 센터를 찾은 겨울이도 김씨 부부의 마음을 아는지 제법 살이 올라 건강한 모습으로 짧은 시간 함께 지냈던 견공들과 재회하며 신나게 뛰어놀았다.

‘유기견 산타의 방문 때문일까?’. 이날 오후 1시 센터에는 또 다른 기쁨이 찾아왔다.

지난 4월 유기견으로 센터에 들어온 두살배기 자두(푸들)가 동물매개활동견으로 입양된 것이다. 동물매개활동견은 일반인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물생명존중 교육, 공격성 동물에 대한 대처법, 심리치료 등 사람과 동물 간 공존을 위한 교육이나 치료활동을 하는 도우미견이다.

입양절차를 마친 자두에게는 또다른 산타가 찾아올 겨울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준 것이다.

구경녀 도우미견나눔센터 수의사는 “입양할 때 케어는 어떻게 할지,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지, 어떻게 떠나보내야 하는지 등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더 많은 유기견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예수탄생과 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는 지난 2013년 문을 연 이후부터 현재까지 1천298마리의 유기견들을 입양시켰다. 지난해 292마리의 유기견을 입양시켰고, 올해는 전년대비 12%(35마리)가 늘어 현재까지 372마리의 유기견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화성=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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