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를 막론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찰한 작품은 꾸준히 대중 앞에 나타났다.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에서는 주인공 ‘아시타카’와 야생 소녀 ‘산’의 이야기를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공생’을 제창한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서는 건강하고 지속적인 생활스타일을 표방하는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라는 용어가 유행하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인류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 중 인간과 자연의 미적 관계를 고찰하는 전시 <MIMESIS AP3: Picturesque City>가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려 눈길을 모은다.
이번 전시는 뮤지엄의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며 도발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진행한다. 인간과 자연의 미적 관계를 골자로 해당 관점으로 바라본 도시를 표현해 내 전시 주제는 물론 작가 개개인의 개성도 알차게 담아냈다는 평이다.
전시에 참여한 권영성, 김효숙, 최은정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미적 관계 고찰이라는 같은 주제를 현실 재현에 반하는 가공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회화적 표현으로 그려냈다.
먼저, 권 작가는 복잡한 세계를 재구성하고 단순화시켜 작업해 현실의 풍경과는 다른 새로운 풍경화를 창조했다. 그 중심에는 수학적인 작업이 들어가 있다. 사물의 기호화를 그래프로 표현해 내 전반적으로 서정성이 느껴지며 다소 화려한 느낌에 특유의 그래프를 통해 확장돼 나간다.
이어 김 작가는 비물질적인 요소가 가득 차 보이는 공간을 구현해냈다. 생명력이 결핍된 채 인공적으로 보이는 인물, 부유하는 건축 자재들로 표현 된 공간 등은 빈 틈 없는 공간 속 숨 막히는 공기로 채워진 도시 속 현대인의 존재를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최 작가는 현실 재현을 가장한 비현실적인 인공 풍경화를 제시했다. 작가는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선과 색을 통해 독자의 시각적 요소를 자극하고 가시적인 영역과 비가시적인 영역이 혼재하는 작품으로 기존 형식의 틀을 깬다.
뮤지엄 관계자는 “세 작가가 선보이는 회화기법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어 볼 거리를 더한다”라며 “그 개성 속 작가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인간과 자연의 미적 고찰 관련 메시지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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