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노조 반발에 출근 무산

기업은행 노조, 낙하산 인사 반발해 투쟁본부 마련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출근 첫날 노조의 반발로 은행 본점에 들어가지 못했다.

윤 행장은 3일 오전 8시 30분경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오전 7시부터 저지 투쟁을 벌이던 기업은행노조와 금융노조 조합원 200여 명과 약 7분간 대치한 후 출근에 실패하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차량을 통해 지상 주차장으로 들어온 윤 행장은 당시 노동조합이 본점 출입문(정·후문)에 설치한 약 25미터의 바리케이드 앞까지 걸어왔다. 시위 대열의 선두에서 강력히 항의하는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자 등을 비롯해 약 100명의 언론 취재진에 둘러싸였다가 차량에 탑승해 돌아갔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윤 행장을 향해 “관치금융을 적폐로 여겼던 문재인 정부가 모피아이자 청와대 낙하산을 기업은행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코미디”라면서 “자진 사퇴만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이고 독극물이라고 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정권에 부담 주지 말고 당장 돌아가 자진사퇴하라”고 말했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기업은행은) 1만4천 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하지 않나.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윤 행장은 몇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반대 목소리에 약 10분 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기업은행 노조는 1층 로비에 투쟁본부를 마련하고, 윤 행장이 사퇴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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