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농협 유리나 계장, 차분한 기지로 보이스피싱 막은 농협직원

외국인 2명 수상한 낌새에 대화 유도
인출책 검거 도와 고객 피해금 환수
“매주 듣는 금융사기 교육이 큰 도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소명의식을 갖고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내겠습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 피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침착한 대처와 기지로 보이스피싱 인출책 검거에 기여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 고객의 구제를 도운 은행원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과천농협 중앙지점 유리나 계장(35).

최근 유리나 계장은 창구를 찾은 외국인 여성 2명으로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체크카드 사용이 안 된다고 찾아온 이들의 통장내역을 조회해보니 여러 차례에 걸쳐 입금받은 고액으로 상품권을 구매해 온 것.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유 계장은 곧바로 사내 메신저를 통해 관리자들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했고, 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며 시간을 끌었다. 그 사이 동료들은 통장 거래내역 등을 면밀히 확인해 증거를 확보했으며, 출동한 경찰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유 계장의 ‘촉’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두 명 중 한 명이 보이스피싱 일당의 인출책이었고, 검거된 피의자는 결국 범죄사실을 자백했다. 유 계장의 기지로 4천300여만 원의 피해금이 환수됐다.

유리나 계장은 “통장조회로 보이스피싱을 직감했을 때는 인출책이 눈앞에 있다는 생각에 당혹스러웠다”라며 “하지만 매주 받아온 전기통신금융사기 교육이 큰 도움이 됐고, 동료 직원들이 발 빠르게 협조하면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 계장은 동생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1천여만 원의 피해를 당한 60대 여성을 도와 피해금 회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유 계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농협중앙회장 표창과 과천경찰서장 감사장을 수여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점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는 만큼 동료들과 새로운 수법을 공유하고 숙지하며 보이스피싱에 항시 대비하겠다”라며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생각하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완식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