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지고, 쓰레기에 묻히고…주택가 골칫거리 된 의류수거함

수원 화서동 아파트 상가 주변 쓰레기 쌓이고 찌그러진 채 방치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까지 침범 개인 임의 설치, 현황 파악 불가

7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찌그러진 채 방치돼 있는 모습. 채태병기자
7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찌그러진 채 방치돼 있는 모습. 채태병기자

사용하지 않는 옷과 신발 등을 재활용 또는 판매할 목적으로 회수하고자 주택가와 골목 등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탓에 도로 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의류수거함이 찌그러진 채 방치돼 주변에 무단 투기 쓰레기가 쌓이는 등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 의류수거함이 자리해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을 침범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류수거함은 개인이 임의로 설치ㆍ운영하고 있어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7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A 아파트 상가 주변 도로. 약 200m 거리의 해당 도로를 따라 총 3개의 의류수거함이 설치돼 있지만, 정상적으로 헌옷을 넣을 수 있는 의류수거함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한 의류수거함은 누군가 발로 강하게 걷어찬 듯 잔뜩 찌그러진 채 헌옷을 넣는 입구 부분이 아파트 울타리로 향하도록 옮겨져 있어 이용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의류수거함의 경우 도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이 무단 투기 쓰레기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찾은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의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인근 도로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에는 노란 글씨로 ‘수원시 영통구, 광고 스티커 부착 시 과태료 부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권선구 관할 지역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의 관리 주체를 영통구라고 안내해 혼선을 주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의류수거함은 거주자우선주차구역과 근접해서 설치된 탓에 주차하려는 시민에게 번거로움을 초래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최근 평택시 고덕면 B 아파트 정문 도로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화성시 매송면의 한 도로에서 주차 중 도로에 설치된 의류수거함과 충돌했다며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도로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현황 파악 등이 어려운 탓에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류수거함은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임의로 설치ㆍ운영하고 있어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정확한 위치와 개수 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선 시ㆍ군 관계자는 “의류수거함 관련 불편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을 찾아 시정 조치를 하거나 필요 시 의류수거함 철거에 나서고 있다”며 “개인사업자가 임의로 의류수거함을 설치 또는 철거하기 때문에 전수조사 추진 등 지역 내 현황 파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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