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설 연휴를 가득 메울 영화들이 하나 둘 스크린에 오르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번 설 연휴는 코미디, 액션, 드라마 장르 영화들이 대거 개봉해 브라운관에 앉아 <나 홀로 집에>, <해리포터> 등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보여 더욱 눈길을 모은다.
먼저, 연휴에 앞서 오는 22일에는 <남산의 부장들>과 <히트맨>이 연달아 개봉해 포문을 연다.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을 비롯해 곽도원, 이성민이, <히트맨>은 권상우, 정준호, 황우슬혜가 주연으로 출연해 벌써부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은 ‘흔들린 충성, 그 날의 총성’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슬로건은 물론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는 내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난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내용이 진행된다. 아울러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김충식 작가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의 실체와 10.26 사건에 대해 집필한 동명의 논픽션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당시 소설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 <마약왕> 등 굵직한 작품을 남긴 인물로 그는 개봉에 앞서 “<남산의 부장들>은 <내부자들>과 <마약왕>에 이은 욕망 3부작의 최종작”이라고 말했다.
<남산의 부장들>이 느와르 느낌을 풍기는 작품이라면 <히트맨>은 코미디 요소가 다수 가미된 액션 작품에 가깝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의 이야기를 그려낸 이 작품은 다소 웃픈 내용이다. 연재하는 작품마다 악플을 받던 그가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그려버리며 대박과 동시에 국정원,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겟이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휴 직전인 오는 23일에는 공교롭게도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동시 개봉한다. 그 중 <사마에게>는 시리아 내전 속 딸 사마를 키워내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여인의 정체는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시리아 내전이 벌어진 도시 알레포에서 직접 살아온 와드 알-카팁이다. 전쟁 속 무고한 시민들의 삶이 어떤지 단적으로 보여주며 영화 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평점 10점 만점에 9.1점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같은 날 스크린에 오르는 <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도 르 코르뷔지에, 루이스 칸, 카를로 스카르파에게 사사한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이야기를 담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톤: 기타의 신>도 로큰롤 명예의 전당 최초 3번 연속 입성, 그래미 어워드 총 18번 수상 등 신이라 불리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에릭 클랩튼의 생애 전반을 담았다. 그의 생애는 굴곡이 유독 심했다. 비극적인 가족사, 세기의 사랑, 알코올 중독 그리고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 등 풍파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인생에서 가장 소란스럽던 순간 음악으로 자신을 구원한 그만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담겨 설 연휴를 앞두고 훈훈하면서도 솔직하고, 다소 슬픈 이야기를 전달한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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