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체육 분리’ 취지 못살리고 스포츠맨십 실종
선거 무용론도… 체육회, 당혹감 속 후속조치 분주
첫 민선 경기도체육회장으로 선출된 이원성 (사)남북체육교류협회 중앙회장이 당선 무효 처리된 가운데, 이번 선거를 지켜본 체육인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자는 목적으로 실시된 이번 선거가 오히려 스포츠맨십은 실종된 채 체육인들 간 반목과 대립이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체육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후속 조치에 고심하고 있더.
20일 이 당선자의 무효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선거기간 동안 상대 후보 비난에 열을 올리는 후보들을 보면서 이러한 결과가 우려됐었다”라며 “앞으로 경기도 체육인 간 분열과 반목이 더욱 심화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종목단체 관계자 역시 “이번 선거는 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본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정치판과 같이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스포츠맨십은 실종됐고 체육인 간 화합과 우정에도 금이 갔다”며 “체육인의 명예를 걸고 공명정대하게 치러졌어야 할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느낀다”고 아쉬워했다.
종목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체육회장 선거 자체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체육회는 조심스럽게 사태를 지켜보며 후속 조치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도체육회는 경기도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무효 처리 이유로 체육회 내부 직원의 부적정 행정을 꼽은 만큼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선관위는 도체육회 직원이 선거일인 지난 15일 선거인명부 열람·이의신청 기간이 지났음에도 확정된 선거인 명부에 주민등록번호가 오류 표기된 선거인 21명에 대해 선관위 심의·의결 없이 임의로 이를 수정,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해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선거 무효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도체육회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이번 발표로 충격을 받았다. 동료 간 인사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어 많은 직원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원성 당선인이 조만간 당선 무효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으로 알려져 법원이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까지 도체육회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황선학ㆍ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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