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동선 공개 통제 ‘불안’ 키우는 중앙정부

‘혼선 초래, 독자 공개 말라’ 지침
수원서 또 확진… 감염확산 우려
“대응 부적절, 지자체에 권한줘야”

오늘부터 경기도 등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전국 50여 개 민간의료기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할수 있게 된다. 6일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질병관리본부가 ‘긴급사용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PowerChekTM 2019-nCoV Real-time PCR Kit’을 살펴보고 있다. 한번의 검사로 6시간 내 감염여부가 확인되는 이 진단시약 보급으로 그동안 하루 160여 건에 불과했던 검사 건수가 최대 2천여 건까지 가능해진다. 조주현기자
오늘부터 경기도 등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전국 50여 개 민간의료기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할수 있게 된다. 6일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질병관리본부가 ‘긴급사용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PowerChekTM 2019-nCoV Real-time PCR Kit’을 살펴보고 있다. 한번의 검사로 6시간 내 감염여부가 확인되는 이 진단시약 보급으로 그동안 하루 160여 건에 불과했던 검사 건수가 최대 2천여 건까지 가능해진다. 조주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감염 공포’가 경기도 전역을 휘감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 관련 정부의 기초지방자치단체 정보 공개 통제는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처럼 정부가 신종 코로나 정보 공개를 통제함에 따라 확진자의 이동경로 등 관련 정보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먼저 밝혀지는 등 ‘정부보다 맘카페 대응이 더 빠르다’라는 냉소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6일 신종 코로나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주재한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확진자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혼선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 중”이라며 “동선 공개와 관련 각 지자체에 방역당국을 신뢰하고 추가 정보를 독자적으로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지침을 안내, 협조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지자체는 질병관리본부의 공식적인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방역당국으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확진자 정보와 이동경로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손쉽게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일선 지자체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방역당국의 공식 발표 전 확진자 관련 정보가 공개됐다.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고 명지병원으로 격리된 17호 환자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의 발표 전인 이날 오후 한 인터넷 맘카페에 환자의 개인정보와 동선 등이 담긴 문건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문건의 내용은 이후 공개된 공식 발표 결과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정부가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앞세워 신종 코로나 관련 정보 공개를 일방적으로 통제하자, 지역 내 공포와 우려를 해소하고자 시민들이 먼저 나서 관련 정보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맘카페 등에서는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퍼지고 있기도 한 만큼, 방역당국으로부터 사전에 정보를 받는 각 지자체의 정보 공개 통제만이라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확진자 2명이 발생한 수원시의 단체장인 염태영 시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는 확진자 이동경로 공개 권한도, 역학조사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며 “각 지자체에 이런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 지역사회의 감염병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정부의 공식 발표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포함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일상생활 속 혼란과 지역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차별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1급 감염병’으로 분류, 질병관리본부가 전체 통제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법에 규제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6일 오후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자 4명이 추가 발생하며 국내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었다. 추가 발생자 중 20호 환자(41세 한국인 여성)는 수원시민으로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15호 환자의 친척이다. 20호 환자는 15호 환자와 같은 다가구 주택에서 거주하며 접촉,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으나 목이 아프다며 진행한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국군수도병원으로 격리됐다.

나머지 3명 확진자는 59세 한국인 여성(6호 환자와 접촉)과 46세 한국인 남성(16호 환자의 가족), 58세 중국인 여성(여행객) 등이다.

한편 이날 국내 신종 코로나 1호 환자(35세 중국인 여성)가 격리 치료 18일 만에 완치 퇴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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